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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기/채식 습관

일주일 식사 일기(2020.12.28~2021.1.3)

약 5개월 동안 꾸준히 일주일 단위의 식사일기를 써왔다.

처음에 식사일기를 시작한 이유는 피부염 때문이였는데, 내가 먹은 음식을 기록하며

어떤 것을 먹었을 때 피부에 더 자극적인가를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또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이 책을 너무 인상깊게 읽었고

채식생활을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하기도 했었다.

 

결과적으로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읽은 후에 효과적으로 체중감량에 성공해서 기쁘다.

초반엔 거의 완벽한 채식식단으로 관리했고 추석을 기점으로 간헐적 육식이 되었지만

이전만큼 고기에 대한 집착은 없다. 심지어 육식에 대한 죄책감이 몰려와서 거의 끼니마다 고기를 먹어왔음에도

고기를 거의 안 먹은 것과 다름없는 식사였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식사일기를 더 쓸 생각은 없지만, 앞으로도 저녁8시부터 다음날 12시까지 단식시간 유지는 꾸준히 할 생각이다.

 

다만 내 피부염은 그럭저럭 관리만 되고 있는 중이고 더 좋아지지도 않았지만, 더 나빠지지도 않는 중이라

그냥 만족하면서 살기로 했다.

 

초반에는 매우 신나하면서 몸무게까지 기록하면서 일기를 써왔지만,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고 우울에 빠질때마다 일기쓰기를 미루는 내 자신을 발견했고

그래도 그 무기력에서 나 스스로를 일으켜서 겨우겨우 다 적어놓고 나면, 내가 처리하지 못한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는 걸 여러번 느꼈다.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일기쓰기는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월요일> 
아들 생일이라 새벽에 일어나서 미역국 끓여놓고 출근

출근해서 먹으려고 고구마랑 양배추샐러드를 챙겨갔지만, 회사에서 점심으로 김밥을 나눠줘서

또 고구마는 집에 그대로 들고오고 김밥을 먹었다.

저녁엔 불고기하려고 사둔 고기를 재울 시간이 없어서 그냥 구워서 먹었다.

예쁘게 차려먹을 틈없이 바로 바로 구워서 애들 입으로 다 들어갔고 나는 미역국이랑 밥을 먹었다.

연속 3주째 케이크, 그래서 이 날은 아이스크림케이크로 준비했다.

이제 딱 만10살, 그러나 해가 바뀌어 금방 12살이 되어버린 우리 아들, 생일 축하해

 

 

 

 

<화요일> 
전 날에 차가운 걸(아이스크림) 먹어서 그랬는지, 오랜만에 사무실 출근해서 스트레스(?)받아서 인지

아침부터 위통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완벽에 가까운 채식을 할때(유제품, 계란도 안 먹던)는 

위통이나 역류성 식도염증상이 싹 사라져서 너무 신기했는데, 요즘 자꾸 유제품을 먹어서 인지

주기적으로 위통증을 겪는데, 너무 많이 앓아봐서 아는 병(?)이고 유일한 처방은 그냥 단식이지만,

또 입에서는 뭔가를 먹고 싶어하니, 인간은 참으로 어리석지!

게다가 점심으로 도시락을 나눠줬는데, 메뉴는 회덮밥. 뭔가 더 비싼 도시락이니까 더 먹어줘야만 할 것 같아서

절반쯤 먹었다.

저녁엔 스팸넣고 김치찌개, 나물반찬(반찬가게)이랑 먹었고, 내내 위통증이 있었지만

단식과 더불어 만병통치약은 내 집, 내 방, 내 침대, 내 베개와 이불이니까. 일찍 잤다.

 


<수요일> 
아침엔 좀 나아졌나 싶었는데 여전히 위가 아파서 단식을 하면 참 좋았을 텐데

재택근무에 지친 내 몸을 위해 굳이 죽 배달을 시켜서 먹었고, 먹고나서 좀 좋아졌나? 싶어서  
고구마, 떡, 과자를 줄줄이 먹으며, 저녁엔 남은 죽을 또 데워서 먹었다. 

<목요일> 
아침에도 여전히 불편한 위에 통증이 있어서 아침은 안 먹었지만 
올해 마지막 날, 아이들 마지막 온라인 수업일, 온 가족이 모여있으니 의미 있게 피자 배달을 시키게 됐다.

속이 불편한 나는 겨우 한조각 먹고 말았다.
저녁엔 뭐라도 먹어야 겠다며 배추된장국을 끓여서 밥이랑 조금 먹었다. 그리고 결국 위장약을 먹고 잤다. 

<금요일>

2021년 새해라니?

보고서 쓰다가 맨날 2020년도 헷갈려서 2019년이라고 쓰다가 고치고 한게 얼마전인데 

이젠 2021에 적응해야 한다.


여전히 위가 아파서 진정한 단식을 했다.

그리고 공복에 걸으려고 둘레길에 갔다. 

원래 엄마네 집에 가려고 했는데, 남동생이 온다고 해서 못가고 

내가 엄마에게서 우선순위가 아닌가 싶어 서운했고

내 다리는 걷고 있지만, 머릿 속으로는 온갖 성격의 내가 아우성을 치며 싸웠다.

 

 

 

걷다보니 마음도 다스려지고 위도 덜 아파진 것 같아서 산에서 내려왔다.

4시쯤에 조금 배가 고픈가 싶어서  배추된장국에 밥 말아서 맛있게 먹었고

걷기 효과인지 속이 조금 편안해 져서 저녁을 안먹으려다가 양배추밥 짓고 등갈비김치찌개해서 조금 먹었다.

 

<토요일> 
위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살짝 역류성 식도염인가? 싶은 증상이 있지만

먹는데 큰 지장이 없어서 또 잘 먹었다.

잠깐 엄마네 들러서 반찬이랑 김치 가져왔고, 점심에 엄마표 소갈비찜, 꼬막무침, 시금치무침, 갓김치 등등

잘 차려놓고 먹었다. 저녁엔 저번에 사놓고 다 안먹은 반찬가게 나물이랑 꼬막살 넣고 비빔밥 해 먹었다.

 

<일요일> 
점심에 갈비찜이랑 갓김치로 밥을 먹었고, 이후에 카누라떼, 구구콘, 사과반개를 먹으면서 지냈고 
저녁엔 떡만둣국을 끓일 예정이다.  

 

약 6개월에 거친 몸무게의 변화를 보면 너무 놀랍다. 사실 지금의 몸무게는 이미 10월에 달성했고

그 이후로 매일 식사일기를 쓰며 내가 먹은 것을 되돌아 봤고 매일 30분간 스트레칭을 해왔다.

(땀이 나는 운동이 피부염에 안좋아서, 매일 스트레칭만 하고 있음)

 

 

 

10월 이후로 이전 3개월보다 더 많이 먹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몸무게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어

신기했다. 한 동안 예전만큼 적게 먹는데도 왜 몸무게는 느는 건가 이해가 안됐는데,

요즘은 이렇게 맘 편이 먹는데도 몸무게가 유지되는게 신기할 지경이다.

 

40대를 살아가면서 앞으로 10년간은 지금의 몸무게 앞자릿수를 유지하는 걸 목표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