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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기/채식 습관

일주일간 식사일기(2020.12.21~12.27)

 

<월요일> 
결혼 기념일 및 크리스마스, 아들 생일 등등의 이유로 호텔 1박을 예약해 놓고 일요일에 벌벌 떨면서 체크인

아무데도 안가고 방콕하면서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못 즐긴 호캉스

11월에 코로나 1단계일때 친구들이랑 왔을 때 조식을 3시간씩 먹으면서 너무 신나게 얘기하고 다들 애들 데리고 오면 좋겠다고 해서 바로 예약해 놓은 거였는데, 이렇게 2.5단계가 될 줄은 예상을 못했다. 

 

방2개 예약한거 커넥팅룸으로 받아서 매우 좋았으나, 아들은 친구들과 노는게 더 좋다고 툴툴댔다.

앞으로 애들 데리고 이런데 올 일도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들은 집에 와서는 친구들에게 엄청 자랑을 했다.)

 

 

 

 

 

아침에 조식을 30분만에 먹고 바로 집에 왔다. 전날 잠이 안와서 책보다가 거의 못잤고 집에 와서 기절하듯 잤다. 당분간 절대로 아무데도 가지 말자고 엄청나게 다짐했다.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소화가 안되어서 점심은 패스, 저녁엔 부대찌개를 끓여서 먹었다. 


<화요일>
진짜 오랜만에 사무실 출근했다. 아침에 부랴부랴 고구마 굽고 채소 씻고 브로콜리 데쳐서 도시락 싸서 갔는데,

사무실에서 점심으로 단체 김밥주문! 그래서 컵라면까지 같이 먹었다. 공짜 도시락 앞에서는 늘 무너지게 된다.
저녁에 집에 와보니 치킨 쿠폰을 선물 받았다며 남편이 교촌치킨 배달을 시켰다.

또 맛있게 먹었으나, 늘 치킨을 먹고나서는 후회가 밀려온다.

딱 한개까지는 맛있고 그 다음은 그냥 먹다가. 아 내가 이걸 왜 먹지? 하는 시점에 그만두게 된다. 그러면서 다음엔 

시키지 말자 다짐을 하고, 어느 날에 또 주문을.... 요즘은 우리 집 치킨 주기가 2주 간격인것 같네. 

<수요일>
재택근무, 아침에 애들 먹을 김치볶음밥해 놨다가 나는 점심에 남은 걸 먹었다. 또 어제 남긴 치킨도 결국 내 차지.

집에 있으면 정말 이것저것 많이 먹게 되는데, 귤, 과자, 아이스크림 등등 절제가 안된다. 심지어 안마시던 커피까지 주문을 하고 있다. 


저녁은 간단하게 먹으려고 단호박 구워서 상추랑 먹다가 남편이 새로 끓인 배추된장국이 너무 맛있어서 배추 가득 담아 된장국 한 그릇도 먹었다. 예전에 양가에서 배추 주시면 처지곤란이였는데, 요즘엔 배추가 맛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은 꼭 배추 된장국을 먹게 된다. (배추는 전날에 어머님이 김, 만두, 배추전 가져다 주시면서 한통 주신 것)

<목요일>
난 재택근무,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 이제 이 루틴이 너무 익숙해서 서로 간섭하거나 지적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잘 하고 있다. 매우 만족스러운 하루구나! 생각했던 날.

점심으로 아이들 라면 끓여주고 나는 만두 넣어서 먹었다. 저녁엔 김, 배추전이랑 밥을 조금만 먹었다.

원래 오늘의 계획은 저녁에 동생네 주말 주택 집들이를 가기로 했으나,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발표되어 당연히 취소.

집들이에 가져가려고 주문해 놓은 케이크로 우리 식구끼리 크리스마스 분위기 냈고, 또 케이크를 많이 먹었다.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부지런히 김밥 쌀 준비해서 점심까지 먹을 10줄 싸놨다. 난 최대한 늦게 11시에 김밥을 먹었고

오후 내내 집에서 지지고 볶다가 오후 늦게 혼자 둘레길 걷기하고 왔다. 화요일에 퇴근 한 이후로 첫 외출이었다.

코로나 겪어보니, 내가 완벽하게 집순이라는 사실을 더욱 잘 알게 됐다. 

 

저녁엔 딸이 꼭 삼겹살이랑 볶음 김치를 먹겠다고 졸라서, 또 삼겹살 사다가 구워먹었다.

4식구가 딱 한근으로 충분히 배부르게 먹었다. 우리집 삼겹살 먹는 주기는 일주일인듯.

그리고 또 디저트로 남은 생크림 케이크를 먹었다. 

종교도 없는데, 크리스마스라며 매우 신나게 먹었다. 이제 당분간 케이크 안사려고 했는데

다음주 월요일이 또 아들 생일이라서 케이크에 촛불끄기 안하면 안되니까. 또 케이크를 사야 한다. 

 

<토요일>

아침은 거르고, 귤을 조금 먹었고, 점심엔 밥에 김과 시금치나물이랑 맛있게 먹어놓고는 

아이들이 아이스크림 와플을 먹겠다고 해서, 배송가능 금액 채우다 보니 또 인당 한개씩 시켜서 먹었다.

저녁으로 카레를 해서, 온 가족이 맛있다고 먹었는데, 남편이 던킨도넛츠를 사와서, 또 디저트로 도넛츠까지 먹었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그 도넛츠를 또 한개씩 먹고, 점심으로는 라면을 끓여먹고, 중간에 귤을 먹어주고

저녁에 먹을 카레를 또 해놨다.

카레를 하면 보통 두끼니를 먹어야 정상인데, 어제 애들이 너무 맛있다면서 계속 먹어서 아침에 딱 애들만 겨우 먹을 양만 남아 있어서 둘에게 부족하게 나눠줬더니, 아들이 또 저녁에 카레를 해달라고 주문을 했었다.

 

연말의 기분에 취해서,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불안감을 이겨내 보고자 마구마구 먹어줬던 일주일이였다.

보통 점심은 사무실에서 고구마와 채소를 먹었었는데, 요즘은 그런 클린 식단으로 먹은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이번 주엔 케이크에, 와플, 도넛츠까지 밀가루+설탕 조합을 어마어마하게 먹어서 몸이 매우매우 무겁다.

이제 2020년이 일주일 남았다. 채식을 해보려고 시작한 식사 일기 쓰기가 완전 잡식성 식사 일기로 바뀌었지만

일주일 단위로 내 생활을 돌아보는게 나에게 매우 유용한 시간이였던 것 같다. 

다음 주까지 쓰고 내년에도 계속 할지는 좀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