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꽃시장 다녀왔다. 남편이 같이 가주겠다고 해서 남편도 함께 갔다.
차막히고 주차 힘드니깐 또 지하철타고 갔다.
남편이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집에 가기 싫다고 해서 추억의 명동 한바퀴 돌게 되었다.
어서 집에 가서 물에 꽂아두고 싶었지만, 분위기 맞춰 줄 겸 그러자고 했다.
남편이 신문지 감싼 꽃다발을 들고 각자 우산을 쓰고 비오는 명동을 걷다가 커피도 한잔씩 마셨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 꽃챙기느라 새로 산 우산(우산 많지만, 굳이 돈 주고 산 우산)을 두고 내려서 슬펐다.
남편한테 구박(그냥 잊어라 이런걸로 고객센터 괴롭히지 말아라!) 당하면서 지하철 고객센터에 전화했으나
결국 못 찾았다. 새 우산 분실로 매우 비싼 꽃을 사게 된 기분이였다.
오늘도 세종류만 샀다. 핑크와 자주 작약, 부풀리움을 샀다.
<작약>
오월내내 작약을 사야겠다 싶을 정도로 작약이 아름답다.
빨리 피우려고 몽우리 말고 조금 핀거를 골랐더니 막 필랑말랑한 상태가 매우 볼품없다.
어서어서 피어나라며 꽃봉우리 제일 윗부분을 물에 씻고 내 손으로 개화를 도와주었다.
<부풀리움>
싱그러운 연두색이파리, 자세히 보면 그 연두색 부분이 꽃이다.
덩쿨식물처럼 늘어지는 모양이 예쁘다
줄기다듬을 때보니 유칼리처럼 줄기를 감싼 채 잎이 나 있다.
자주작약은 몽우리가 너무 단단해서 열기도 힘들었다.
다듬다가 짧아진 부풀리움은 집에 있던 작은 꽃들과 함께 작은 화병에 꽂아놨다.
이 정도는 아들의 알레르기에 영향 없을 것 같아서 실내에 뒀다.
작약을 다듬으며 너희들은 내가 집에 있는 주말동안 만개하여라!! 주문을 걸어놨더니
하룻밤 사이 핑크작약은 많이 피어났다.
자주작약은 여전히 단단한 몽우리상태지만 살짝 겉잎만 뒤집어보니
아 이쁘네!
지난 주에 샀던 불로초와 디디스커스와 합체했더니
아 너무 예뻐!!!!! 이것이 내가 원하는 꽃꽂이에 가장 가깝다.
바로 이런 모양 이런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화병을 더 사야겠다! 저기에 넣으니 터질듯 답답해 보였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이 남은 부풀리움!
저 상태로도 싱그럽고 예쁘지만 얘가 멀쩡할 때 뭔가 또 만들어 보고 싶은 나의 욕구를 어쩌면 좋은가!
이번주는 눈으로 다 먹어버린 피자한판(남편과 꽃값 얘기할때 이번에 치킨값이야? 이번엔 피자한판?)에 만족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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