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회사 근처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대형화분들에 봄꽃이 한가득 심어져 있었다. 다들 예쁘다면서 구경했다.
이건 무슨 꽃이지?
누군가 물어보면, 거기 있는 화분속에
모든 꽃의 이름을 내가 다 알고 있어서
직원들이 놀랐다.
데이지, 마가렛, 팬지(솔직히 얘네 이름은 상식아니야?)
제라늄, 수국, 베고니아, 라벤더(음..얘네들도 이름 들으면 바로 알지 않나?)
아네모네, 애니시다, 루피너스, 종이꽃, 세이지(이쯤은 좀 고난위도라고 나도 생각함)
(물론, 정말 어린 직원은… 개나리를 보고도
이게 무슨 꽃이냐고 물어서 정말 당황스러웠다.
산수유, 매화 당연히 몰라서, 그 순간 내가 갑자기 식물사랑하는 할머니꼰대가 된 기분이였다.)
내 출퇴근 동선에서 만나는 우리 동네 화분엔 잉글리쉬라벤더, 블루세이지도 있는데
저 대형화분 한개당 얼마쯤하겠네 대충 계산도 할 수 있었다.
만3년동안 거의 매주 절화를 샀고
폰 사진첩엔 꽃사진만 오백장쯤 된다.
내 주위 사람들이 나의 꽃에 대한 집착을 보고 왜 인스타 안하냐고 묻는다.
인스타에 기록하면 그게 쌓여서 어느 순간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면서
강력하게 추천해 준다.
나는 꽃에 대해 배운적도 없고(앞으로 배울 일도 없을 것 같고 꽃집을 차릴 가능성도 제로지만)
예쁘게 잘 찍는 사진 기술도 없지만, 꽃 사진은 많으니깐 해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 아무튼 시리즈중에 아직 꽃이 없구나!
생각하며 '아무튼 꽃'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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