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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기/아무튼, 꽃

꽃꽂이 일기(2023.5.13)

토요일 아침 부지런히 운동갔다가 바로 남대문 꽃시장에 다녀왔다.
주말 아침 운동 가기 너무너무 싫지만, 나간 김에 꽃시장 가는 재미에 무조건 일찍 운동부터 가고 있다.

심지어 거의 매번 지하철을 타고서 다녀온다.

 


흰작약, 옥시페탈룸, 투베로사, 스토크
딱 3종류만 사려고 했으나 오렌지빛 투베로사 나온거보고 사버렸다.

4종류중에서 투베로사가 제일 비쌌다.

꽃 4단 신문지 뭉치 거대하게 들고 지하철 타고 오느라 고생했다.


 





투베로사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이 예쁘지만 이렇게 일차 정리까지 엄청난 노동이 필요하다.

특히 옥시페탈룸 정리하느라 너무 고생스러웠다. 파스텔 파란빛 꽃잎 아름답지만, 진액 정리 매우 힘들었다.

스토크 열탕처리도 마찬가지로 번거로웠다.

연핑크 스토크 저렴하고 예쁘고 풍성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향은 아니다.  쉽게 무르는 줄기, 머리 아픈 향, 시간이 지날수록 더 독한 향기가 난다. 되도록 안 사고 싶은 꽃이지만 팝콘 팡팡 터지는 느낌의 화형은 좋다.

오렌지빛 투베로사는 나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꽃이다. 다듬기 좋고 관리 쉽고 오래감, 향도 거의 없어서 더 좋다. 

작약은 봄 내내 매번 사게 되는 화려하고 매력적인 꽃이지만, 5송이 한단을 사서 5송이 모두 만개한 걸 보지 못했다.

꽃 컨디셔닝 영상을 보고 봉우리를 닦아주고 일부러 열어서 개화 시켜보지만, 늘 실패했다.

차라리 시장에서 작약을 살 때 이미 만개한걸 사야겠다 싶었다.

 

 

 

 

 

 

 

주말 내내 거의 베란다에서 꽃보며 책보며 커피마시면서 보냈다.

주말에만 누리는 이런 호사스런 취미생활 너무 좋다.

만약 매일 이럴 수 있다면 더 좋을까? 안 해 봤지만, 한 한달은 즐거울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며 적당히 바쁘고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이 한시적 아름다움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경제적 자유를 얻어서 퇴사해보고 다시 생각해 보고 싶다.

 

 

흰 테이블에서 찍을 때 더 예쁘고 여기에 쭉 올려두고 싶지만

아들이 스스로 꽃가루알레르기라면서(내가 보기엔 아닌 것 같지만) 기겁을 하기에 사진 찍고 얼른 베란다로 옮겨뒀다.

 

꽃 사진을 찍다보면 집 인테리어에 관심이 간다. 저놈의 베란다와 샷시를 막 뜯어 고치고 싶지만

현재 세입자 신세고, 이유없이 남편에게 짜증을 내게 되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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