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꽃이 있지만,
양평집 정원에 가면 홀린 듯이 가위질을 하게 된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 졌는데 아직 꽃이 만발하다.
올 봄에 엄마에게 아게라덤모종 포트 2판을 사드렸다. 엄마랑 수다 떨면서 정원에 심었다.
그 꽃이 만발해서 봄부터 지금까지 보라보라한 정원을 보여주고 있다.
키도 쑥 자라서 절화로 꽃꽂이가 가능해졌다.
그래서 가위질을 조금 했다.
고사리, 핫립세이지, 폰폰국화, 여우꼬리맨드라미추가해서 부케 완성
내년을 위해 아게라덤을 화분에 옮겨심고 용문산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가 정말 깜짝 놀랐다.
바로 전 날에 노란잎 가득했던 은행나무 사진을 봤는데, 비오고 하루만에 이렇게 잎을 다 떨궜다.
집까지 잘 모셔온 아게라덤 부케는 식탁위에서 오래오래 지내다가 갔다.
도대체 왜 시들지를 않니? 놀랍다 너의 생명력..
꽃이 예뻐서 매번 꽃에 반하게 되고 그렇게 시작된 꽃사들임이
취미와 노동의 중간쯤에 와 있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깨달은게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꽃은 시든다는 것.
시드는 것은 슬프고 추하다는 것.
살아있는 것은 모두 이렇게 될 거라는 사실.
그래서 나는 오늘이 제일 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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