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방문 5

지난 목요일에 한달 만에 피부과에 다녀왔다.

거의 3개월 동안 약을 먹었으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그냥 불편하지 않은 정도가 유지되었다.

 

약을 계속 먹어야 하나? 이렇게 오랫 동안 먹어도 괜찮은 건가? 하는 의심을 하면서도

일단 피부과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더 좋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의사선생님은 이제 약을 그만 먹으라고 했다.

지금 상태정도가 최선(?)이고 이 외의 더 효과를 보려면 피부관리쪽 레이져치료를 해야하는데

이정도에서 만족하고 살아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토너에 섞어 바르는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만 처방받아서 돌아왔다.

다음 예약이 이젠 안 잡혀있다. 묘하게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나의 얼굴 피부는 양 쪽 콧볼 주변의 확장된 혈관들과 그게 이어져서 인중 양 옆으로 붉은 상태다

웃으면 그 부분만 특히나 더 빨개진다.

이 부분이 따갑고 아픈 경우가 지금도 가끔 있지만, 매운 음식만 피하면 통증은 거의 없다.

 

이 상태로 살아도 괜찮은지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봤다.

거울을 보면 내 결점만 더 눈에 띈다.

당장 레이저 치료를 받아서 붉은 기를 좀 없애고 싶은 마음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그냥 살자! 싶은 생각도 든다. 얼굴을 붉은 기 없이 하얗게 만들고 가꿔서 뭐하게?

아무도 나의 얼굴의 붉은 기를 신경쓰지 않는데? 

뭐 가끔 지적은 하겠지.. 누군가는 얼굴이 왜 그래? 물어보겠지.

그럴 때도 그 사람은 별 뜻 없이 그냥 지나가듯 하는 말이겠거니 생각하고 넘겨 버리면 그만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라는 말을 되새겨 보기도 한다.

 

당분간은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써야하니,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고민해 봐야겠다.

그 전까지는 당뇨, 고혈압 관리하듯 잘 다스려 보기로 했다.

 

내 경험상 피부염에 젤 중요한 생활 습관은

 

1. 숙면

나에겐 이게 제일 중요하다. 잠을 조금이라도 설친 날엔 너무너무 괴롭다.

숙면을 하기 위해서 커피 끊기, 11시 전에 잠들기 이걸 지키려고 노력한다.

 

2. 자극적이고 뜨거운 음식 피하기

이게 제일 어렵다. 내가 젤 좋아하는 떡볶이, 라면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먹고 있다. 이것만 끊으면 주사피부염으로 걱정 안하게 될까? 싶게 떡볶이를 좋아한다.

생마늘, 후추는 냄새만 맞아도 바로 인중에 자극이 느껴져서 겉절이 김치 같은 숙성 안된 김치 먹는게 힘들다.(입에서는 맛있는게 늘 문제) 그리고 한 여름에도 뜨거운 음료를 마셨지만, 이젠 이것도 포기. 뜨거운 음료를 입주위에 갖다대기만 해도 인중주변 혈관이 확장되는게 느껴진다.(세상 살기 어렵네)

 

3. 격한 운동 안하기

땀흘리는 운동을 하면 너무 상쾌했다. 땀을 흘려야만 운동을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동안 땀이 나는지 여부로

운동했는지를 판단했다. 피부과 의사선생님이 격한 운동 하지말라고 말 안해줬으면 아마 지금도 땀내기 위해 운동 했을 것 같다. 이제는 땀 흘리지 않고 스트레칭만 하고 항상 척추를 세워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운동효과가 있음을 몸소체험하고 있다.

 

4. 스트레스 안받기

이건 죽기 전엔 극복할 수 없는 일이지만, 스트레스 받은 걸 잘 푸는 걸 연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