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로 5일 쉬고 또 한글날 연휴로 3일 쉬었더니 10월이 벌써 삼분의 일이 지났다.
추석연휴때 많이 먹었고 한글날 연휴에도 많이 풀어져서, 식단 일기를 쓰려니
마음이 무겁고, 하기 싫어져서 미뤘다.
낮잠을 자려고 하던건 아닌데, 빨래를 개면서 티비를 보다가 내가 조는 것을 깨닿고
잠을 깨야지.. 버티다가 결국 졸았다. 한시간쯤 존 것 같다.
사무실에서 졸리다는 느낌을 느낀 적이 거의 없는데, 집에서 티비를 보거나 책을 보거나 하면
늘 졸게 되는 날 볼때 너무 어이가 없다. 그래서 미뤄둔 식사 일기라도 쓰려고 pc를 켰다.
올해가 끝날 때까지는 일주일 단위의 식사일기를 적는 것이 내 목표다.
<월요일>
추석내내 많이 먹었으니까. 점심은 가볍게 먹으려고 도시락으로 자주 싸던 고구마를 챙겼고,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양배추를 데쳐서 바질페스토 소스에 버무려 샐러드를 쌌다.
저녁에 집에 왔는데, 남편이 삼겹살을 굽고 있었고, 아이들은 삼겹살에 볶음 김치랑 먹었고 나는 밥에 전이랑 나물반찬이랑 먹었다. 가족들이 남긴 삼겹살도 몇점 집어 먹었다.
<화요일>
점심으로 어제와 같은 메뉴를 도시락을 쌌다. 매우 만족스러운 점심이다. 당분간 이렇게 가볍게 먹어야지 다짐의
다짐을 했다.
그런데, 오후에 남편에게 톡이 왔는데, 아들래미 수학 숙제 시키다가 너무 스트레스 받고 짜증났다고
아들을 욕했다. 아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칠 때 마주하게 되는 그 절망감(?)을 내가 알기에
남편이 매우 불쌍했다. 물론 제일 고생은 공부하기 싫은 우리 아들이겠지만, 부모 노릇이 먹이고 입히고 정서적 돌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 이상으로 버거울 때, 부모가 느끼는 좌절감과 불안감 다스리는 것도 매우 힘들다.
그런 남편을 위해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 그럼 오늘 저녁은 시켜먹자! 밥 하지 마!" 퇴근하면서 치킨을 주문했고, 양배추 피클이랑 먹었다.
배달주문내역을 확인하니 8.27에 치킨을 시켰었고, 한달만에 또 시키게 되었다.
치킨은 딱 처음 한개 먹을 때만 맛 있었고, 그 다음부턴 그냥 시켰으니 먹었다. 먹고 매우 후회했다.
<수요일>
아침에 눈 뜨자마자 어제 치킨 먹은 것을 후회했다. 속이 매우매우 불편했다. 왜 먹기 전에 이 불편감을 떠올리지 못했을까. 분명 난 알고 있었지만, 순간의 그 바삭한 치킨 맛을 포기 할 수 없었겠지.
재택근무 하는 날이였고, 어제 남은 치킨도 있어서 대충 그걸 먹어야 겠다 싶었는데,
엄마가 집에 채소가 너무 많다며 나눠주러 오셨다.
엄마가 오셔서 내가 쌓아 놓은 아침 설거지도 다 해놓으시고, 오전 근무 하는 동안 점심을 뚝딱 차려놓으셨다.
그래서 점심에 된장찌개, 호박잎 쌈, 남은 치킨을 맛있게 먹었다.
중간에 굳이 간식으로 고구마도 챙겨 먹었고,
저녁에 된장찌개, 고구마줄기볶음, 김치, 김이랑 밥을 먹었다.
<목요일>
목요일.. 식단 완전 망한 날, 물론 화요일 치킨부터가 문제겠지만,
점심에 햄버거를 먹었다. 이 날 회의가 있어서 단체로 주문을 했다.
나도 미리 알고 도시락을 안 싸오기도 했다. 6월 이후로 처음 먹어보는 거고, 햄버거 패티의 기름맛과 냄새를 이젠 너무 싫어하니까. 저걸 받아서 점심 짝꿍과 반으로 나눠 먹었다. 반 만 먹었는데도 포만감이 매우 높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속이 부대껴서 힘들었는데, 그 와중에 간식타임이 있어서 떡볶이, 어묵, 김밥을 먹게 됐다. 떡볶이는 내가 워낙에
환장하는 메뉴니까. 신나게 먹었고, 매웠고, 얼굴 주사피부염 활성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있는 떡볶이는 포기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남편이 딸을 맡길 곳이 없어서(아들이 노느라 연락두절) 사무실에 데리고 출근 하는 바람에 어서 와서 데려가라고 연락이 와서
딸을 데리러 갔다가 남편이랑 딸과 저녁 외식까지 했다. 메뉴는 돈까스! 나는 간식의 영향으로 배가 불러서
메뉴 2개만 시켰는데, 딸이 많이 남겨서, 또 남은 걸 먹었다. 그리고 괴로워했다.
<금요일>
아침에 매우 속이 불편했다. 점심으로 고구마와 양배추피클을 먹었는데, 식탁에 마침 크로와상이 있어서
같이 먹었다. 늘 그렇듯이 집에 있는 날 점심으로 밀가루를 먹으면 100프로 졸음이 쏟아진다.
나는 분명 책을 보고 있었는데, 또 졸고 있거나, 분명 티비를 보던 중인데, 졸고 있다.
그럴때 그냥 누워서 잠을 자거나 아님 일어나서 잠을 깨거나 해야하는데, 조는 채로 한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그러다가 잠이 깨면 머리가 아프고 기분이 나쁘다. 그런데 금요일엔 이걸 두번이나 했다.
졸고 일어나서, 아점먹은 가족을 위해 라면을 끓여줬더니, 또 남아서 나도 한 입 먹었다가.
오후 내내 졸음에 시달렸다. 밀가루가 특히 날 졸립고 몽롱하게 하는게 확실하다.
저녁에는 쑥갓나물 고구마순 골뱅이무침을 해서 밥이랑 먹었고,
집 앞에 장보러 가서는 집어 온 허니버터칩과 누가바를 먹었다.
안 사면 안 먹었을 것을, 늘 일단 사고, 먹고 후회하고. 맛있게 먹고 그만이면 좋겠는데
먹을 때만 좋고, 다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해서 매번 힘들다. 이제 그만 깨달을 때도 됐것만.
<토요일>
지난 번에 갔던 곳이 너무 좋아서 당일치기 피크닉을 또 갔다.
점심 메뉴는 삼겹살이였지만, 난 먹지않고 굽기만 했다.
엄마가 싸오신 김밥과 김치로 점심을 먹었다.
저녁엔 집에 와서 8시쯤 먹었는데, 밥과 쑥갓나물, 고구마줄기볶음, 김치, 김이랑 맛있게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 역시 나는 한식이 최고로 맛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일요일>
이번주에 몸무게 기록하기가 너무 싫었다.
식단관리를 하면서 컨디션이 너무 좋아졌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었다.
특히 늘 수치로 확인되는 내 몸무게에서 힘을 얻어 왔기 때문에
조금의 증량도 우울감을 가져오는 것 같다.
이제 수치보다 몸이 구성 성분에 집중할 때이다.
어쨌든 밥한끼로 1키로도 왔다갔다 할 수도 있지만, 채식중심으로 먹었을 때보다
몸이 많이 무거워진 느낌이라서 컨디션이 별로다.
수치상으로 저체충으로 보이지만, 모든 살이 복부에 몰려져있어서 앉아 있을 때 매우 불편하다.
특히 금요일부터 피부가 더 붉어졌고 따가운 느낌도 있었어서 신경이 쓰였다.
가볍게 점심으로 고구마와 상추를 먹으려고 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새우파스타를 해줬는데, 마침 딸래미 친구도 놀러와서 3인분을 만들었다. 딸래미의 친구가 안 먹겠다고 해서 그 만큼이 내 차지가 되었고, 어쩔 수 없이(?) 먹었고.
또 빨래를 개다가 티비를 보다가, 졸다가 비몽사몽 한참을 시간을 보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뭐라도 해야지 하며
이번 주 식사 일기를 쓴다. 저녁으로는 두부김치를 해서 먹을 계획이다.
이번 주 망했지만, 또 다음주가 새롭게 시작되니까. 내 컨디션 관리를 위해
고기는 조금만, 채소중심 한식 식단으로 먹고, 밀가루는 최대한 멀리 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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