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로 생활리듬이 좀 깨져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것을 조금씩 연장해가면서 힘들게 일어났다. 게다가 목요일 피부과를 다녀와서 아침저녁 약먹는 문제로 내가 만족스럽게 유지해 왔던 아침 단식의 리듬도 깨져서 좀 우울한 기분이었다.
<월요일>
아침으로 수박을 먹었고, 점심으로 집에서 밥, 어묵볶음, 채소샐러드, 채소피클을 먹었다.
집에 있다보면 냉장고에 잔뜩 있는 아이스크림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참다가 오후엔 막대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고 말았다. 딱 한입 먹을 때 그 단맛이 너무 좋고 그 이후엔 별로 안 먹고 싶은
기분이지만, 끝까지 다 먹어버리고는 느글느글한 기분에 후회가 밀려왔다.
저녁으로는 밥에 어묵볶음, 두부김치, 채소피클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금요일에 담가놓은 채소피클이 딱 알맞게 맛이 들어 월요일부터 잘 먹었고, 목요일쯤 다 먹어서 금요일에 또 만들어 놨다.
<화요일>
아침으로 수박을 먹고 재택으로 일을 하다가(이날 정말 정신없이 바빴던 날)
점심은 김치볶음밥, 채소피클, 돈까스 한조각(애들 남긴 것)을 먹었다.
또 간식의 유혹을 못 이기고 아이스크림(티코 한개)을 먹었는데, 티코는 작아서 한입 맛 본 것으로 충분했다.
저녁은 가볍게 고구마랑 양배추만 먹으려고 했다. 그래서 6시쯤 미리 혼자서 고구마를 먹었고, 식구들 저녁 반찬을
화려하게 준비했었다.
그런데, 저녁 준비하는 동안 밖에서 딱지치기 하던 아들이 울면서 전화를 했다. 어떤 친구가 자기 잘못이라면서 자기한테만 뭐라고 한다고 억울해하면 울고 있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던 신랑에게 전화를 걸어서 아들 좀 찾아 데리고 오라고 했다. 남편이 아들을 찾아서 왔고, 저녁을 먹게 되었다. 아이들 친구문제에 어른이 어디까지 개입하는게 좋을 것인가. 난 상대편에서 어른이 등장하지만 않는다면, 아이들끼리 해결하게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저쪽에서 어른이 등장하는 바람에 우리도 나서게 됐는데, 별 일 없이 잘 끝나긴 했지만, 남편과 나 둘 다 기분이 나쁜 상태였다.
이럴 땐 먹는게 제일 좋은 해결책이 된다. 그리고 저녁 메뉴는 삼치구이에 골뱅이 소면 무침이였다. 고구마를 먹었지만, 또 먹게 되었고, 맥주까지 마시다가 포카칩까지 뜯어서 먹게 되었다.
<수요일>
출근하는 날이라서 오랜만에 아침에 도시락을 쌌다.
어제 저녁의 여파로 아침으로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도 오전 시간 내내 배가 고프지 않았다.
점심 도시락으로 고구마랑 파프리카, 깻잎, 복숭아를 가져갔고, 복숭아는 5시쯤 간식으로 먹었다.
예전엔 점심으로 고구마나 옥수수, 단호박 이런 것 들로는 부족했는데, 이제는 점심으로 딱 적당한 것 같다.
몸에 좋은 편식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고 이렇게 챙겨가는게 너무 쉽고 편해서 당분간은 고구마를 많이 사놔야겠다.
저녁으로는 집에서 밥, 삼치구이, 채소피클을 먹었다. 내일 도시락을 쌀 메뉴가 없어서 부랴부랴 새벽배송으로 장을 봤는데 고구마나 단호박은 다 새벽배송이 불가능해서 아쉬웠다.
<목요일>
아침으로 복숭아를 조금 먹었고, 새벽배송 받은 물건들을 꺼내서 점심 도시락을 준비했다.
젤 간편한 유부초밥을 싸서 식구들 아침으로 차리고 내껀 도시락에 담아왔다.
방울토마토는 따로 챙겨서 오후 간식으로 먹었는데, 맛이 설탕에 재운 토마토 맛이라서
매우 깜짝 놀랐다. 과일에 정말 설탕을 뿌려서 파나? 내가 이걸 물에 씻었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달까? 토마토 맛은 하나도 없고 설탕맛만 나서, 구매사이트의 상품상세설명을 봤더니, 스테비아 추출물로 재배한 토마토라고 되어 있었다.
이런 식이라면 과일도 앞으로 건강식품으로 먹으면 안될 것 같아서, 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피부가 예약된 날이라서 퇴근하고 피부가에 갔다가 약처방을 받았고, 약 먹고서 속 쓰린 적이 매우 많기 때문에
밥을 더욱 잘 챙겨먹기로 했다. 그래서 집에 오는 길에 동네마트에서 처음으로 반찬을 사봤다.
모듬나물 무침과 미역줄기볶음을 샀다. 두개에 4500원이라는 매우 놀라운 가격, 집에 와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네 집 옆에 살면 이런류의 나물 반찬을 매일 먹을 수 있을 텐데,,, 이사를 갈까? 한 10초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아니다 나물은 그냥 사먹자. 엄마랑은 딱 한달에 한두번 보는게 서로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남편과 나는 나물반찬에 밥을 먹었고 아이들은 치킨너겟과 먹었다.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나처럼 나물 반찬을 좋아할까?
<금요일>
거의 3개월을 안먹었던 아침밥을 먹었다. 어제 사온 나물 반찬에 밥을 조금 먹었고, 바로 약을 먹었다.
점심으로는 어제와 같이 유부초밥을 싸서 채소와 먹었는데, 점심 장소를 찾아 배회하다가 늦게 먹었더니
사진 찍는 것도 잊고 먹었다. 요즘 모든 직원들이 도시락 배달로 점심을 먹다보니, 서로 거리두기 하며 먹을 장소가
부족했다. 점심에 도시락 사진 안찍은게 생각나서 오후에 간식먹으며 인증사진을 찍었다.
저녁에 퇴근하면서 반찬을 또 샀다. 이번엔 잡채와 모듬나물을 샀는데, 5000원이였다. 잡채엔 고기가 안들어가서 더욱 좋았고 나물은 어제처럼 여전히 맛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너무 맛있어서 혼자 막 박수를 쳤다. 먹을 때 내가 정말 행복해 하는 구나 싶었다. "딸이 나한테 엄마 왜 밥 한번 먹을 때마다 박수를 쳐?" 하고 물었다. "응 너무 맛있어서~"
나의 호들갑에 나물을 하나 집어 먹었다가 급 뱉어버렸다. 하필 여러가지 중에 도라지를 감자복음으로 알고 먹었다가.
모듬나물엔 취나물, 콩나물, 참나물, 고사리, 도라지, 우거지 이렇게 있는데, 이걸 내가 혼자 만들어 먹을 생각을 하면??
역시 사먹어야겠다는 결론이 나온다.
<토요일>
대망의 토요일, 문제의 토요일, 동생 생일 맞이로 친정집에 다 모여서 저녁먹기로 한날이였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몸무게를 기록했다.
지난 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 거의 비슷하게 먹었으니 차이가 있을리는 없겠지만,
아침밥을 먹기 시작해서 심적으로 부담스러웠다.
아침에 신랑이 출근하는 날이여서, 출근 길에 나랑 아이들을 친정에 데려다줬다.
아침에 엄마는 시장가셨을테니, 빵을 사가면서 우리식구 먹을 샌드위치도 샀다.
약을 먹기 위해 샌드위치를 반쯤 먹었고,,,,,, 그 이후로... 이것저것 잘, 맛있게 먹은 날이었다.
점심으로는 초밥, 떡볶이, 순대, 샐러드를 먹었다(이 알수 없는 메뉴의 조합).
우리 제부는 나와 내 여동생을 떡볶이 자매라고 부를 정도로 나와 여동생은 만나면 일단 어떤 메뉴가 있던지
떡볶이로 메뉴일치를 보는 편,(참고로 제부가 우리 엄마와 이모의 별명도 지었는데, 두분은 곱창자매임)
그러다 보니 엄마가 냉동 순대를 꺼내셨고, 원래 점심 메뉴였던 초밥에 분식이 가미되어 매우 행복한 메뉴였다.
떡볶이의 양념은 내 피부에 엄청난 자극을 주기 때문에 거의 못 먹긴 했다. 이제 정말 떡볶이랑도 이별 할 때가 온듯 했다.
저녁에는 남동생 부부까지 다 모여서 또 만찬이 시작되었다.
저녁 메뉴는 회, 우럭매운탕, 녹두전, 연어샐러드, 나물무침 3종류 그리고 초코케잌이였다.
뭐,, 그냥 매우 맛있게 배부르게 실컷 잘 먹었다.
<일요일>
어제 과식해서 아침에 밥 먹기 정말 싫었다. 최대한으로 시간을 미뤄서 10시에 밥, 나물반찬이랑 먹었다.
점심은 단호박이나 고구마를 조금 먹고 저녁도 간단히 먹어야겠다.
피부과약은 전에도 많이 먹었던 거긴 했지만, 여전히 속이 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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