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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기/채식 습관

이번주 식단과 컨디션, 몸무게

주2회 재택근무 한지 한달이 되었다.

올해 봄에 아이들 학교 개학이 일주일씩 단위로 미뤄지면서 재택근무를 조금 했었는데,

그땐 엄청나게 우왕좌왕했다.

이번 주는 재택의 단점의 모두 극복하고 매우 효율적으로 일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주 식단 일기는 '워크, 라이프, 그리고 살림살이 밸런스' 최적화 후기가 될 것 같다. 

 

매일 5시 기상! 매일 알람 연장 없이, 바로 벌떡 일어 났다.

매일 스트레칭 30분!, 매일 영어독서(조금이라도)! 매일 일기, 매일 요리! 매일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지)

 

<월요일> 
아침에 피부염 약을 먹어야 하니 조금이라도 아침 밥을 챙겨 먹어야 한다. 3개월 만에 먹는 아침 밥은 또 금방 적응이 되었지만, 아침에 밥 먹는 시간이 추가되니 마음이 조금 바빠지면서 점심 도시락은 점점 간단히 챙기게 되었다.

 

아침으로 밥과 나물반찬(토요일에 엄마네 집에서 가져 온 것, 시래기나물, 고사리)을 먹었다. 밥 먹자 마자 바로 약 먹고 출근했다.

 

점심으로 고구마와 채소를 먹었고, 밥이라면 정말 많이 먹지만, 고구마는 맛있지만 한번에 많이 먹지를 못해서 저절로 소식의 효과가 있다. 사람들이 이렇게 먹고 배 안고프냐고 묻는다. 4시쯤 되면 배가 고프다.

그때 나머지 채소를 먹으면 된다.

 

월요일 점심 도시락


저녁으로 밥, 녹두전, 도토리묵, 고사리나물이랑 맛있게 먹었다. 반찬은 모두 우리 엄마 협찬이였고, 차리는 담당은 남편이였다. 맛있게 먹고 신나게 설거지하고 저녁 시간 루틴이 원활하게 돌아가길 기대하지만, 저녁마다 나의 잔소리 레파토리가 이어진다. 책 읽어라! 이 닦아라! 옷 갈아입어라! 엄마 책읽어주는거 집중해서 들어라! 뚜지 마라! 조용히 해라! 빨리 자라! 

<화요일>


출근 하는 날은 7시 20분에 밥을 먹는다. 5시에 일어나서 움직여도 아침엔 배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약을 먹어야 하니까 밥에 고사리나물, 시래기나물을 먹었다

(내가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순간 중 하나, 나물이 너무 맛있다고 생각 될 때, 요즘 맨날 나물만 먹고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점심으로 고구마, 단호박, 양배추, 파프리카를 먹었다. 한살림에서 산 밤고구마가 너무 맛있다. 남편도 도시락으로 싸가니까 2일에 한번씩은 꼭 사게 된다. 단호박은 올케네 친정에서 보내주신건데 깜놀하게 달아서 이번주 내내 고구마랑 같이 잘 먹었다. 단호박도 많이는 못먹어서 고구마를 그대로 남겼다가 오후에 먹으려고 했는데, 간식으로 오메기떡이 한개 생겨서 그걸 먹었고 고구마는 집으로 그대로 가져왔다.

(나이를 들었다고 생각되는 순간 중 하나 떡이 너무 맛있네!! 할 때이다.)


 

저녁으로 순두부찌개와 나물 반찬과 양배추를 먹었다. 보통 아침은 내가, 저녁은 남편이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이후로 남편의 요리 실력이 매우 향상되어 이젠 순두부찌개를 끓일 정도다. 뭐 이미 모든 음식을 다 하긴 하지만,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와 다르게 순두부찌개는 맛을 잡기가 어려워서 나는 늘 식당의 그 맛을 못 내고 있다. 그래서 찌개중에서 순두부찌개는 나름 고난도 라고 생각한다.

 
<수요일> 
아침에 밥과 순두부찌개(어제 저녁에 만든 것)를 먹었다. 남편 도시락으로 삶은 달걀3개, 고구마, 채소를 싸주고

오전 재택근무,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 듣기

 
점심을 준비하면서, 내 살림력에 스스로 감탄하면서 히죽거렸다.

어묵볶음과 호박볶음 두가지 반찬을 새로 만들고, 이렇게 차리고 먹기까지 딱 한시간(재택 점심시간 준수)밖에 안 걸려서

혼자 매우 뿌듯해서 난 정말 좋은 엄마야 스스로 셀프 칭잔 엄청 해줬다.

좋은 엄마라고 칭찬받으니 저절로 자상한 엄마가 되어 오후 시간을 평화롭게 보낼 수 있었다.

 

보통 음식 사진 안찍는데, 사진 찍을 틈이 없기 때문이다. 식구들은 차리자 마자 포토타임 없이 먹기 시작한다.

또 막상 사진을 찍어서 기록하고 보면, 그릇 사고 싶고, 식탁 바꾸고 싶고

내 안에 잠재돼 있던 살림 물욕들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밥과 반찬을 먹었고(남은 순두부 찌개는 아들이 잔반처리 해줌) 

나는 단호박이랑 샐러드를 먹었는데, 딸래미가 채소에 마요네즈를 뿌려 달라고 해서 뿌렸다.

그런데 단호박을 마요네즈에 한번 찍어 먹었다가 또 신세계 발견! 

원래 마요네즈 안좋아했는데, 단호박+마요네즈!! 너무 맛있음. 마요네즈.. 달걀들어갔는데, 식용유로 만든건데. 

생각했지만 맛있게 먹었다.



수요일 점심, 재택근무중에 잘 차려먹기

 

저녁은 내가 준비했다. 남편이 내 재택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끼니 걱정 덜 하게 되어서다.

출퇴근 시간을 절약 하니까 요리시간이 확보되고 저녁 메뉴가 풍성해진다.

낮에 해 놓은 반찬도 있는데, 냉장고에서 부추(올케네 친정 협찬)를 발견해서 부추전을 하게 되었다.

부추를 씻으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이건 다음에 따로 써야겠다.

부추전을 만들어서, 어묵볶음, 호박볶음이랑 먹으면 됐는데 딸이 자기가 먹을게 없다고 해서 김치볶음밥을 

또 했다.

 

부추전을 먹으면서 또 한번 나이 들었나 싶게, 어?? 부추 너무 맛있어!! 부추 향이 왜 이렇게 좋은거야!! 했다.

가공식품을 안 먹어서 그런가. 식재료에 대한 사랑이 넘쳐 흐른다. 남편은 막걸리를 사오라고 말하지 그랬냐고 했다.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봤다. 일주일에 아빠랑 3번 저녁밥 먹는 집 애들은 공부를 잘 한다나??

그 글을 볼 때 이런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우리 집 애들은 서울대는 자동 입학이겠다며...

평균 일주일에 5번 이상 온 가족이 함께 저녁밥을 먹고 있으니까.

 

<목요일>

오늘도 재택근무, 어제 저녁에 아이들에게 짜장밥 할까 된장찌개 할까 물어봤더니, 둘 다 해달라고 해서 아침 출근시간 벌었으니 또 신나게 요리했다. 아침부터 짜장밥과 된장찌개를 한방에 해 내는 내 모습에 또 스스로 반하고 말았다.

너희들이 어제 주문한 짜장과 된장찌개가 준비되었으니 맛있게 먹으렴 하고 나는 된장찌개랑 밥을 조금 먹었다.

 

오늘도 자상한 엄마로 평화롭게 지내고 싶었으나, 오늘은 남편도 집에 있다. 혼자서 아이들을 돌 볼 때는 나 말고 할 사람이 없으니까 혼자 다 잘 할 수 있다(아니 해야만 한다). 그런데 부부가 같이 있으면 서로 미루게 되면서 신경전이 시작된다. 결국엔 큰소리로 누가 더 많이 아이들을 돌봤는지를 따져 묻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이들도 엄마랑만 있으면 스스로 온라인 학습이며 숙제를 해 내지만 엄마 아빠가 둘다 있으면, 묘하게 편안함을 느끼면서 평소보다 심하게 개기다가 결국엔 파국, 나에게 폭언을 듣게 된다. 결국 엄마가 재택을 괜히 했네 그냥 출근을 해야됐네 하면서 반협박성 발언을 하게 되는데, 딱 그런 날이 될 뻔했다.

 

그래도 꽤 빨리 내 정서를 수습 하기 위해, 아들에게 돈을 줘서 편의점 커피 심부름을 시켰다. 이런 날은 커피라도 마셔야지 싶어서 버터커피 사진을 보내주고 그걸 사오라고 했다. 아들은 엄마 아빠 커피, 여동생 쥬스를 주문받아서 내 카드를 들고 나갔고, 난 심부름 값으로 2천원을 현금으로 줬다. 자전거 타고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 왔는데, 자기껀 안 사와서 내 마음을 짠하게 했다. 엄마가 자기거 사오라는 말을 안해줘서, 자기거는 안사왔다고 ㅜㅜ 아 미안해라. 카드와 카드영수증만 나에게 주고 자기는 이천원 벌었다고 좋아했다. 


점심으로 나는 단호박에 마요네즈, 샐러드를 먹었고,

다른 식구들은 배가 안고프다고 해서 냉동실에 있는 한살림 치킨 데워서 차려줬다.
차려놓고 치킨 한입 맛봤지만, 맛이 없었다.

 

목요일 점심, 재택근무중에도 잘 차려 먹기

 

저녁에는 밥, 된장찌개(아침에 끓인 것), 나물반찬(호박볶음, 고사리, 시래기)과 먹었다. 아이들은 아침 저녁 짜장밥 줬더니, 질린다고 했지만, 잘 먹어주었다.

 

<금요일>

 

지난주에 피부과를 목요일에 갔고, 일주일치 약을 다 먹어서 아침에 먹을 약이 없었다. 오랜만에 아침에 아무것도 안 먹어봤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피부과 예약이라서 피부과에 다녀왔다. 일주일 아침 챙겨먹었다고 얼마나 허기가 지던지 1시쯤에 사무실에 와서 내 자리에서 고구마를 먹었다. 너무 배고파서 인증사진 기록도 잊고 고구마를 다 먹어버림, 나중에 생각나서 채소 사진만 찍었다.

 

금요일 채소도시락, 오이, 양배추, 파프리카

 

출근해서 너무 머리를 많이 썼나? 싶게 퇴근 무렵에 당 떨어진 느낌이 났다. 이런 기분 너무 오랜만이였는데, 사무실에 있는 콤부차 레못맛을 타서 원샷하고 퇴근하는데 지하철에서 너무 허기가 졌다.

집에 오자마자 남편에게 달걀후라이!! 외쳤다.

오늘은 온전히 달걀 한 개를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였다. 밥에 남은 나물반찬들과 달걀후라이를 넣고 고추장 아주 살짝 넣어 비빔밥 해 먹었다. 남은 가족들은 거기에 분쇄소고기볶음까지 추가해서 먹었다. 한살림 분쇄소고기 예전엔 나도 잘 먹었던 건데, 이젠 고기 기름맛(?) 그런게 너무 싫어져서 못 먹겠다. 나물비빔밥에 달걀후라이! 매우 만족스러운 저녁식사였다. 

 

<토요일>

 

토요일은 몸무게 기록해 보는 날이다. 물론 평소에도 매일 재지만 공식적으로 기록으로 남기는 날은 토요일이다.

약 3개월째 지속적인 체중감량을 해왔는데,  채식위주로 먹기, 동물성 지방 단백질 거의 안 먹기, 커피 안 마시기, 간헐적 단식하기(아침 거르기), 운동하기 등의 방법으로 지속해 왔다. 이 방법들이 서로 시너지를 낸다고, 역시 다이어트의 진리는 조금 덜 먹고, 조금 더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이 과정에서 한번도 배고픈적이 없었다.(아침시간 제외)

저녁을 정말 배부르게 많이 먹고 있기 때문에 내가 왜 살이 빠지는거지 의문인 적이 많았다.

내가 평소에 아침을 그렇게 많이 먹은건가. 아침만 안 먹었는데도 몸무게가 계속 줄어드네, 신기하다.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먹든 적당한 단식시간을 내 몸에 주면, 내 몸이 그것을 잘 처리해주는 구나 믿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 주에 피부과 처방약을 먹기 위해 아침식사를 다시 해야하는게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몸에 열이 나는 운동도 당분간 금지다.

그동안 열심히 했던 아침 걷기도 쉬어야 하니 내가 평소에 하던 움직임이 많이 줄어 줄게 된 상황이다 

대신 매일 아침에 5시에 일어나서 유튜브로 영상을 보면서 30분간 스트레칭을 했다.(이건 평소에도 하던 것)

(매일 꼭 하는건 골반 스트레칭, 기분에 따라 다른 부위 추가)

 

이번주 매일 아침마다 몸무게를 재면서(왜 집착하나?, 그냥 습관) 몸무게가 줄어드는 느낌이라 신기했다.

아침에 밥도 먹고 땀나는 운동도 못하는데 왜 줄지? 아직도 내 몸에 덜어내야 할 독소가 많은 건가?

스트레칭이 정말 중요한건가? 싶다가도 내가 먹은 것들을 살펴보면, 이렇게 먹고 살이 찌면 말이 안되겠지? 싶었다.

역시 먹는게 제일 중요해하고 깨달았다.

결과적으로 간헐적단식이나 신체활동 없이 이번주에도 몸무게가 줄었다.

이 가벼움이 너무 좋고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아서 지금의 식습관을 계속 유지 할 수 있을 것같다.

 

 

 

 

2020.9.12. 06:51 측정

몸무게 재고 바로 아침 스트레칭하고 아침밥으로 순두부찌개, 주먹밥 만들어놨는데, 식구들이 많이 안먹어서

9시쯤 내가 남은 것을 먹었다. 이제 아침에 약 안 먹도 되는데, 밥도 안 먹어도 되는데, 습관이 무섭다.

점심으로는 양배추를 먹으면서 고구마에 버터를 올려서 먹었더니, 매우 높은 포만감이 유지되고 있다.  

 

오늘 남편과 딸은 시댁에 김치 가지러 가서 저녁을 먹고 올 예정이기에, 나는 아들과 라면을 끓여먹을 예정이다.

라고 쓰는 순간부터 괜한 죄책감이 막 밀려온다. 내 몸에 아들 몸에 저런 가공식품을 진정 넣어줘야만 하는가?

나의 이런 결벽증(?)을 우리 친정 식구들은 그렇게 따지고 먹으면 세상에 먹을 거 하나도 없어! 라며

비웃음으로 일관해서 요즘 친정식구들을 만나기가 불편하다.

그럴 땐 만만한게 엄마탓. 엄마가 날 이렇게 낳았잖아! 아 모르겠어 저녁은 라면이야.

 

매주 식단 일기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써서 일요일 점심과 저녁의 기록은 없다.

블로그에 내 식단을 올리면서 나 스스로 나를 감시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날 속이고 싶은 것들은 일요일에 몰아서 먹게 된다.

주로 과자, 아이스크림 같은 것들 말이다.

앞으로는 일요일 식단도 나중에 꼭 추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