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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읽어주기

사랑의 가족



가정의 달 5월에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 '사랑의 가족'

나는 초등학교 5학년때 이 책 사랑의 가족을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만,
이 책이 꽤 감동적이고 재밌었다는 느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책의 표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어두운 회색이였고 바이올린을 켜는 남자아이가 그려져있었다.
출판사는 지경사 아니면 예림당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이번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내용이 조금씩 기억났다.
초반에 플리더가 아코디언에 집착하는데 왜 책 표지는 바이올린인거지? 의아하기도 했다.
(뒤에서 바이올린을 선물 받는 내용이 나온다)

독일에 사는 가난한 음악가 가족이 이야기인데,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다자녀 집안에서 흔히 있는
형제간의 다툼 에피소드들이 나와서 5학년이였던 나에게 재미있게 느껴졌구나! 싶었다.
초6, 초3 우리 아이들도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 얘기를 재밌어했다.

사랑의 가족은 '작은 아씨들'의 독일버전이라고 평가되기도 하는데 읽어주다보니 작은 아씨들과 마찬가지로 성인인 된 내 시선에서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이다.
(나는 작은 아씨들을 매우 지루하게 읽어줬지만, 아이들은 매우 좋아했다)

성인의 시선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은 플리더의 엄마 아빠였다.
(이건 작은 아씨들 읽을 때도 느낀 거지만) 사랑의 가족에 나오는 엄마 아빠의 걱정의 대부분이 돈걱정이라는 사실이다.
나와 남편의 다툼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돈문제인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들 가끔(보다는 더 자주) 말하는 "우리 집이 아주아주 부자였으면 좋겠어!" 이 말의 근본 원인은
아마도 내 돈걱정과 남편의 타박(우리보다 더 못한 형편의 사람들을 생각해라!)일 게 분명해 보였다.

아직도 돈 벌게 해준다는 자기계발 책이 불편한 사람이지만 이젠 정말 인정하고 돈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와 감정을 정리해야겠다 싶었다.
사랑의 가족을 읽어주고 이런 생각을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