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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

전통문화 계승 결혼 전 나는 본가에서 약 15년 동안 연3회의 전부치기 노동을 했다.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명절에 큰집에 가지 않고 우리집에서 차례를 지냈다. 차례는 굳이 우리집에서 또 차렸어야 했나?하고 지금에 와서 의문이 든다. 중학교때부터 쭉 여동생과 둘이서 전을 부쳤다. 나는 모양 만들어서 밀가루 묻혀놓기 여동생은 계란물에 넣어 팬에 부치기 이렇게 분담해서 전을 대량으로 많이 만들었다. (우리 엄마는 참으로 손이 크셨지) 일을 다 하고 여동생이랑 방에 누워서 아이고 허리야~ 하면서도 우리가 굳이 힘들게 전을 왜?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부치는것인가? 의문을 품은 적이 없다. 너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혼 후 시댁에서 맞이 한 첫 명절엔 아버님과 남편이랑 셋이서 부쳤다. 굳이 안도.. 더보기
잔소리 안하기 아들이 2박3일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그 동안 세식구도 따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중에 문득문득 아들이 없으니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아들이 없는 가족여행 매우 편하기도 했다. 식사메뉴 통일 편하고, 챙길 사람 한명 적어져서. 불리불안 없이 각자 시간을 보내고 우린 다시 만났다. 만나자 마자 나랑 아들은 싸우고 감정소모를 했다. 씻으라는 나의 잔소리에 아들은 발끈했다. (발에 땟국물 줄줄 흐르고 있는 상황이였다) 자기도 이제 씻으려고 했는데 엄마가 짜증을 부렸다고 왜 짜증부리면서 말하냐고 분노 폭발. 그럼 내가 잔소리 하기 전에 니가 알아서 잘 씻던가! 청소 니가 할거야? 씻을라고 했다고!! 엄마는 왜 맨날 나한테 짜증내? 이 대화를 무한반복하다가 결국 내가 입을 다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물론 다.. 더보기
딸 생일 딸의 생일 생일 날 아침 생일상을 차려주고 싶은 건 나만의 소망일까? 나는 한식으로 된 생일 상차림을 정말 좋아한다. 내가 엄마나 시어머니에게 요구하는 생일밥상엔 밥, 미역국, 불고기, 잡채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거니깐 당연히 다른 사람도 좋아하겠지? 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우리 식구들의 생일마다 미역국을 끓이고, 간단히 잡채와 불고기를 하지만 미역국을 잘 먹는 사람은 오로지 나, 아들과 남편은 주는 대로 먹으니깐 미역국을 먹는데 딸은 국 종류를 거의 안 먹으려고 한다. 딸이 원하지도 않는 것을 만들어주고 안 먹으면, 엄마가 아침부터 일어나서 이거 하느라 고생했네하면서 한입만 먹어봐 잔소리하게 될까봐 전 날 저녁에 미리 물어봤다. 00아! 내일 미역국 끓일까 말까? 미역국 아침으로 먹을래? 역시나 싫다.. 더보기
나를 안 닮은 딸 키우기/ 나를 닮은 아들 키우기 토요일 오후 산에 가려고 운동화를 신었다. 신자마자 작은 돌들이 발에 느껴졌다. 1층에 내려와서 신발을 벗어 모래들을 털고 다시 신었다. 산길을 조금만 걸으면 또 모래알들이 신발 속으로 튀어 들어온다. 나는 이 불편함을 잘 참는 편이다. 멈춰서 신발을 벗어 털어내는 것을 더 귀찮아 한다. 신발 속 모래의 불편함을 느끼면서 계속 올라갔다. 그러면서 딸을 생각했다. 딸은 걷다가 신발에 뭐가 들어가면 바로 털어내야 하는 성격이다. 어릴 땐 내가 쭈그려 앉아서 내 무릎에 아이를 걸터앉히고 딸의 신발을 탈탈 털고 발바닥도 훑어줬다. (이걸 열발자국마다 했던 것 같다. 물론 나보다 남편이 더 많이 해줬지만) 요즘에도 걷다가 신발에 뭔가 들어가면 나를 붙잡고 한발로 버티고 서서 내가 신발을 털어주길 기다린다. 사랑하.. 더보기
아들의 생일 아침 남은 휴가를 아들 생일에 쓰기로 했다. 그리고 휴가만 생각하고 아들 생일인건 깜빡 잊어버렸다. 어제 퇴근 길 급하게 마트에서 고기만 샀다. 저녁에 미리 미역국 끓여놓고 불고기 양념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 아침에 부지런히 밥 짓고 고기 볶으며 아들 생일 감상에 빠져들었다. 아들이 태어나던 날이 아직도 너무 생생하다 그러나 육체적 고통은 가물가물하다 정말 아팠는데, 막상 키우다보면 훨씬훨씬 어려운일이 많아서 그 정도 고통따윈 다 덮어진다. 12년전 오늘 저 내일부터 안나와요. 일주일 쉬고 애 낳으려구요. 이렇게 사무실에 인사하고 신나게 퇴근했다. 그리고 그날 새벽부터 진통이 오고(진통인줄 모름) 양수가 터졌는데, 남편은 당직근무날이라 집에 없었다. 다행히 여동생이 밀린 연차 소진겸 우리집에 와서 나랑 같이 .. 더보기
일요일 아침 아이들에게 아침 먹으라고 잔소리. 먹었으면 이제 숙제하란 잔소리 한 10분 했더니 항복하고 둘 다 각자 방에서 일기 쓴다. 사각사각 연필 소리만 난다. 매우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나는 행복한 기분 가득찼다. 아들이 읽다만 책 펼쳐들었는데 아! 이 책이구나 싶어서 재밌게 빠져든다. "이 순간을 집어 영원으로 늘리고 싶다." 이 문장에 감전 곧 전날 당직한 남편이 올 시간이지만. 이 고요함 깨고 싶지 않다. 더보기
아들 머리한 날 어릴적 그렇게 파마좀 하자고 할때는 싫다더니 금요일 저녁에 파마하겠다고 선언! 그래 해줄게! 하고 토요일에 미용실 예약 전화를 했더니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태였다. 어쩔 수 없으니 다음 주에 하라고 했다. 그리고 난 피부과에 갔는데 아들이 전화로 물어본다. 엄마! 파마하는데 얼마쯤 들어? 글쎄? 그냥 동네 미용실가면 5만원쯤 할걸 아! 그렇군! 집에 와서 아들한테 어디냐고 전화걸었더니 자기 지금 미용실와서 파마하고 있다고 진짜? 지금 너 머리 말고 있어? 진짜? 그리고 바로 집에 안오고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온 아들 세상에! 머리를 전혀 안자르고 지저분하게 자란채로 파마하고 왔다. 분명 아들이 미용사에게 절대!절대 자르지말고 그냥 파마만 해달라고 했겠지만 그래도 좀 설득하고 다듬기라도 해주시지 괜히 원망.. 더보기
10년이라는 시간, 육아 황금기 10월 마지막 금요일 퇴근 했더니 집엔 아들만 있었다. 10살 딸아이는 친구네 집으로 할로윈 파티를 갔고, 남편은 당직이였다. 아들과 둘이 조용히 밥을 먹고, 치우고 각자 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내 곁을 떠나서 각자의 사생활 영역에 들어가 있는 아이들이 신기했고 내 시간이 생겨서 너무 좋구나. 생각하면서 저녁 시간을 보냈다. 밥 9시30분쯤에 딸의 친구 집으로 딸을 데릴러 갔다. 나를 보고 신나서 달려나오는 딸을 보는데, 내 엔돌핀이 솟구치는게 느껴질 정도로 반가웠다. 딸과 둘이 손을 잡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 딸은 나에게 오늘 하루가 얼마나 즐겁고 멋졌는지 조잘조잘 수다를 풀어놨다. 얘기하면서도 자신의 기쁨과 흥분이 흘러넘쳐서 혼자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딸의 수다를 들으면서, 나는 이렇게 아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