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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읽어주기

3월에 함께 읽은 책(바스커빌가의 개, 자전거 도둑)

나는 오래도록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다.

모든 귀찮음을 이겨내고 내가 꼭 기록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에 관한 것이다.

 

1월 설날 연휴때 내내 집에 있으면서(사회적 거리두기) 아이들과 영화보는거에 몰입하느라 책읽기는 뒤로 밀렸다.

특히나 첫째 아이가 재난영화를 재밌어해서 옛날 재난영화를 다 찾아봤다. 시작은 엑시트와 싱크홀이였다.

(첫째가 좋아하면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서 첫째가 좋아할 만한 거 찾는데 꽤 정성을 다함)

알고보니 스토리가 있는 모든 영화를 다 좋아하는 것 같았다. 최근엔 속초 가는 길에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다 봤다.

1월 설날 연휴에 시작된 다 같이 영화보기가 2월 릴레이 코로나 감염(나빼고 3명 차례대로 걸림)되어 한 3주 집에서 지내면서(지금 생각하면 저런 시절이 있었나 싶다)

엄청나게 많은 영화들을 봤다.(시간이 많아서 책을 많이 읽을 줄 알았지만, 그럴리가 없었다.)

그러느라 1월에 읽어주던 책은 겨우겨우 3월에나 마무리

 

또 몇권은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기도 했다.

아들이 제목만 보고 고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내가 고른 '장발장' 등등 읽어주는데 진도도 안나가고 애들도 흥미없어해서 중단했다.

내가 어릴 때 추리소설을 재밌게 본게 생각나서(내가 재밌게 읽은 것은 '기암성'이였다.)

그 책을 찾아서 같이 읽어 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일단 집에 있는 것 중에 고른 "바스커빌 가의 개"

 

읽어주며,, 내용이 좀 그렇네 싶어서(사건 시작부터 좀 비인륜적이랄까, 치정에 불륜) 중단하려다가

애들이 뒤를 궁금해해서 정말 많이 힘겹게 겨우겨우 끝까지 읽어줬다.

다 읽고 나서도 나는 도대체 이게 뭐야? 싶은 셜록홈즈 시리즈.

애들에게 어떻게 기억되는지 모르겠지만, 황무지 이미지는 확실하게 기억될 것 같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세계문학전집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영국작가들의 책에 묘하게 반감이 든다.

그렇다고 한국문학을 읽어주자니 이건 또 너무 우울하고 더 설명이 힘들어진다.

그럼 이제 저 지경사 세계문학전집을 갖다버려버릴까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집에서 찾은 박완서작가의 '자전거 도둑'을 읽어주게 되었다.

자전거 도둑은 처음 읽는 거지만, 작가님의 다른 소설과 배경이랑 주제가 겹친다.

70년대 산업화, 도시화, 농촌소외, 물질만능 등등

 

 

 

 

읽어주면 아이들에게 특별히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왜 어린 나이에 서울에 올라와서 일을 해야했는가. 주인 아저씨는 왜 아이를 구박하는가..

설명을 하다보니

이건 딱 예전에 우리 아빠가 나에게 벌렁코 할아버지 읽어주는 그 느낌 같았다.

아이들은 상상도 못 하게 궁핍했던 시절이지만 나는 그나마 배워서 아는 그 시절의 이야기

그때의 우리 엄마 아빠, 이모, 고모,,,삼촌들의 이야기 같아서 우울해졌다.

결국 다 못 읽어주고, '자전거 도둑',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 두편으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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