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미루고 싶어지지만, 연말까지는 계속 하기로 했으니
마음 잡고 적어보는 지난 주 먹고 산 얘기
<월요일>
일요일에 강원도에서 밤에 서울로 출발해서 집에 도착시간이 12시쯤이였다. 나는 월요일 연가였고, 아들은 원격수업, 딸은 등교하는 날이였지만, 너무 피곤해해서 딸은 학교에 가지 않았다. 내가 학교다닌 시절엔 결석 한번 안하고 12년 개근 하는 애들이 매우 흔했는데, 우리아이들은 학기마다 한번은 결석을 한 것 같다. 이유는 주로 감기때문이였는데, 피곤해서 학교를 안보내보긴 이번이 처음이다. 덕분에 내가 계획 했던 편안한 연가 바람은 사라졌다.
아이들과 집에 있으면 나는 이어폰 꼿은 채 음식하고 치우고 집 정리하느라 신나게(?) 시간을 보내는데
이젠 그러지 않기로 했다. 좋은 음식을 먹인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방치하지 않기로 다짐했기때문에
최소한의 집안일로 에너지를 아끼기로 했다. 그래서 점심으로 나는 고구마를 먹으면서 아이들에겐 라면을 끓여줬다.
저녁엔 손질된 채소를 주문해서 아주 편하게 된장찌개를 끓여서 밥을 먹었다.
<화요일>
회사에서 먹을 점심으로 고구마, 채소를 싸갔는데, 높은 분이랑 같이 도시락 먹는 상황이여서 인증사진 찍는 걸 잊었다.
저녁엔 퇴근 길에 한살림에 들렀다가 시래기나물 데친걸 집어 들었다. 매번 엄마가 해주시는 것만 먹어봤지
이런 식재료를 내가 사게 될 줄을 몰랐다. 된장, 마늘, 참기름 넣고 무치다가 팬에 달달 볶아서 시래기무침 완성, 어제 만든 된장찌개, 샐러드랑 먹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놀. 퇴근 후에 집에서 밥이랑 나물반찬 먹는게 젤 행복한 순간이다.
그러나, 조금만 피곤해도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몸이 편한 배달앱 이용하고 싶어진다. 스트레스관리, 멘탈관리가 젤 중요하다.
<수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가족들 먹을 어묵탕을 끓이고 점심으로 명란을 밥에 비며서 치커리를 넣고 김밥을 말아서 도시락을 챙겨가서 먹었다.
점심시간에 잊지 않고 인증사진을 찍었고, 맛있게 먹었다.
저녁엔 아침에 끓여 놓은 어묵탕에 남편이 한 계란말이랑, 총각김치랑 또 맛있게 먹었다.
매일 저녁 우리 네식구가 모여서 밥 먹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목요일>
점심시간에 피부과 다녀오느라 내 자리에서 급하게 고구마랑 치커리를 먹었다. 그래서 인증사진 찍는 것을 잊었다.
저녁에는 남편이 해 놓은 소불고기에 밥을 먹었는데, 딸이 밥을 안먹고 굳이 피자를 먹겠다고 해서 밥 다 먹고 피자를 시켜서 또 먹었다. 먹고 나서 다시는 피자 시키지 말자고 아이들과 다짐을 했으나, 과연...
요즘 모든 걸 다 먹고 있지만, 밀가루와 유제품 조합인 피자는 절대 피하자고 생각해 왔는데, 결국 무너졌다.
사무실에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좀 짜증나는 일이 있어서 피자를 폭식 한 것도 같았다.
이 날 남편이 오랜만에 약속 있다고 친구들 만나러 가서 새벽2시에 귀가했는데, 잠 자던 애들을 깨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건 다음 번에 딸의 걱정편에서 정리하기로..
<금요일>
코로나 재유행, 다시 시작된 재택근무, 그래서 이번주에도 주3일 출근을 했다.
오랜만에 아이들 둘다 학교가는 날이라 오전 시간에 재택근무가 너무 만족스러웠다.
점심으로 어제 남은 피자를 혼자 데워먹었고, 저녁엔 어제 남은 소불고기를 밥이랑 먹었다.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랜만에 몸무게 기록하고 스트레칭했다.
저녁마다 엄청 먹어대서 걱정했는데 왜 줄었나?
아침에 시간이 남아서 진짜 오랜만에 둘레길 걷기하러 나갔다.
산이 제일 예쁜 10월 11월은 그냥 지나보내고 낙엽 다 떨어진 11월 말이되어서야 올라왔다.
둘레길에서 내려와서 피부과 후기 좀 정리하고, 상담 다시 시작한 것도 정리했다.
또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줬고, 케이스를 사러 간다는 핑계로 외출하면서 아점으로 아웃백 외식하러 가서
많이 먹고 남은 거 싸와서 또 먹었다.
언제부턴가 우리 식구가 유일하게 외식하는 곳이 되어 버렸다.
고기는 애들도 잘 안먹으니까 늘 런치메뉴 3개+오지치즈후라이(늘 남겨서 싸오지만, 안 시키면 아쉬운)
저녁엔 집에서 김치찌개 만들어서 밥이랑 김이랑 또 맛있게 먹었다.
<일요일>
사무실에 오전에 출근 할 일이 있어서 다녀왔고 집에 오는데 너무 배가 고팠다. 한살림 들어서 저녁에 먹을 채소 사면서크림빵도 샀고 집에 와서는 차리기 귀찮아서 진라면을 끓여먹고 크림빵도 먹어버렸다.
저녁엔 채소와 단호박을 엄청 많이 넣고 샤브샤브를 해 먹었다. 남은 국물로 다음 날 죽도 끓여 먹고, 샤브샤브는 한번에 두끼 해결하게 해줘서 우리집 단골 메뉴다.
또 일주일 잘 먹고 잘 살았다.
순간순간 열받고 짜증나고 불안하고 화가 났지만,
결국에 다 별일 아닌 일로 지나가 버렸다.
앞으로도 딱 그냥 이 정도로만 살아도 되지 않나? 뭔가를 더 해내려 하고, 성장하려 하지 말고
그냥 지금에 만족하면서 살자! 싶은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다.
'기록하기 > 채식 습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사일기(2020.11.30~12.6) (0) | 2020.12.06 |
---|---|
일주일 식사일기(2020.11.23~11.29) (0) | 2020.11.29 |
지난 주 식사 일기(11.9~11.14) (0) | 2020.11.17 |
지난 주 내가 먹은 것들 _식사일기(2020.11.2~11.8) (0) | 2020.11.09 |
이번주(10.26~11.1) 식단과 지낸 이야기 (2) | 2020.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