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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_리처드 도킨스



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책 한 권을 드디어 다 읽었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내 인생의 책들’ 이 세 권 모두 완독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 대부분 50페이지 무렵에 멈춰 있다. 평소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경제, 과학분야의 책 읽기가 특히 어렵다. 누군가에게는 인생 책이라는데 나는 왜 읽어내질 못하는가 자괴감이 들었다.

 
그런데 ‘ 불멸의 유전자’는 그림과 사진의 힘 덕분에 그냥 쭉 읽을 수 있었다. 동물에 별 관심없는 사람이지만, 책을 읽으며 동물과 진화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기적 유전자를 다시 펼치기도 했다.(이기적 유전자와 불멸의 유전자를 동시에 읽는 소감, 현재의 나에게는 이기적 유전자 서술방식이 더 쉽게 느껴졌다. 언제나 비유와 은유를 중시하는 문과생에게 과학책은 팩트 전달 서술이 읽기 편하다).
 
나처럼 이기적 유전자 읽다가 좌절했던 사람에게 불멸의 유전자부터 읽어보라고 추천해야겠다. 특히 신기한 동물 세계 이야기가 재밌었다. 그 부분을 키워드로 나열해 본다.
 
이소성
 

<227>
포유류와 조류 양쪽에서 이소성 종은 부모로부터 떨어지면 위험에 처하며 바로 여기에 각인이 등장한다. 이소성 새끼는 부화하자마자 처음 눈에 보이는 커다란 움직이는 대상의 마음속 사진을 찍는 것에 해당하는 일을 한다.... 조류와 포유류 양쪽에서 각인된 동물은 마음속 사진을 성체 때까지 간직하곤 하며, 그 대상을 닮은 동물(사람 같은)과 짝짓기를 시도하곤 한다. 동물원에서 번식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동물이 사육사를 갈망하다가 좌절하기 때문이다.

 
 
이소성, 오리가 알에서 깨어나서 처음 본 동물을 자기 엄마로 생각하는 각인효과다. 만화에 많이 나오는 장면이 바로 떠오른다. 내 머릿속에 각인된 그 장면에 이소성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확장된 표현형
 

<285>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은 다른 개체의 몸속까지 다다를 수 있다.

 
‘확장된 표현형‘ 익숙하지 않은 키워드라 이해하기 위해 의인화를 많이 했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그 사람의 확장된 표현형이고 그 감미로운 목소리가 내 귀에 닿고 난 감동한다. 이건 성선택측면으로 이해해보면 이해가 잘 된다. 화려한 수컷들, 집짓기 과시하기 등. 인간으로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에서는 이성의 재력이나 조건이 확장된 표현형이 아닐까? 싶었다.
 
 
뻐꾸기의 탁란
 

<323>
뻐꾸기 새끼는 둥지에서 알을 내버릴 때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프로그램이 든 자동인형이라고 생각하라. 검은머리물떼새는 자신이 왜 커다란 알을 품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프로그램이 사전 탑재된 부화 기계라고 생각하라.

 
 
이 책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부분이 뻐꾸기 얘기였다.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탁란하는 종이라는 건 알았지만, 알 모양도 흉내 내는 줄은 몰랐다. 자신이 깨어난 둥지의 기억을 가졌다거나 뻐꾸기 암컷 유전자에 알의 색을 결정할 방법이 새겨져 있다거나 하는 이야기들 모두 흥미로웠다. 게다가 완벽하게 의태 되지 않은 알을 넣어놔도, 어떤 새들은 그걸 모르고 잘 품어준다니! 뻐꾸기 알을 자기 알 인듯 품어주고 자기 새끼 인듯 먹이를 먹여 키우는 양부모 새들이 짠하다고 생각하다가 자동프로그램된 자연의 질서라는 얘기를 다시 한번 곱씹었다. 동물뿐 아니라 사물도 의인화하는 인간중심 사고 방식이 어디든 개입된다.
 
 
자연선택은 눈먼 시계공
 

<251> 나는 이렇게 5행시를 지었다.

순회하는 이기적 유전자가 말했네

내가 몸을 꽤 많이 봤어.

너는 네가 아주 영리하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나는 영원히 살 거야

너는 그저 생존 기계야.

그런 뒤 러디어드 키플링을 인용해서 몸의 대답을 내놓았다.

먼저 데려와서 키운 뒤 버리는 몸은 무엇일까
눈먼 시계공과 함께 가는.

 

<379> 지금까지 여러 번 말했듯이 자연선택은 선견지명이 전혀 없다. 종양은 악성 증가가 이윽고 종양 자신을 죽일 것 임을 내다보지 못한다. 자연선택은 ‘눈먼 시계공’이다.

 
위에 시는 학회에서 리처드 도킨스가 지은 시로 소개되는데 눈먼 시계공 비유가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뒤에 나쁜 동료인 암 얘기를 읽고 나니 자연선택의 무정함에 대한 적절한 비유였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수직전달바이러스
 

<400>우리 ‘자신의’ 유전자는 수직전달바이러스, 즉 다음 세대로의 동일한 탈출 경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하나로 뭉치고 협력하는 좋은 동료들이다.
<403>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한 종의 유전자 풀은 저마다 미래로 여행하려고 굳게 결심한 바이러스들의 거대한 군집이다. 그들은 몸을 만드는 사업에 서로 협력한다. 번식한 뒤에 죽으며 차례차례 이어지는 일시적인 몸들이 시간을 관통하는 수직 그레이트 트렉에 최고의 탈것임이 입증되어 왔기 때문이다. 당신은 득실거리고 뒤섞으면서 시간 여행을 하는 바이러스들이 빚어낸 위대한 협력의 화신이다.

 
유전자 관점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기술발전이 거의 신의 영역(신체적 관계 없이 아이를 출산하는 등)까지 발전된 시대에서는 유전자가 인간에게 포획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우리의 유전자가 미래로 수직관통 하고 싶다면 현재 타고 있는 그 개체의 번식 욕구를 더 끌어 올려야 할 것 같은데, 앞으로도 출산율 전망이 어두운거 보면, 유전자들은 그만 멈추고 싶은 건가? 돌연변이인가? 아니면 수평전달균에 의한 감염으로 이생망 사고의 전염일까?
 
 


 
이기적인 유전자를 다 읽지 못했지만, 불멸에 유전자에서도 언급되듯이 우리의 몸은 유전자 전달을 위해 존재한다는 논리에 아 그렇구나! 하고 바로 수긍해왔다. 책이 전한 메시지 ‘우리는 그냥 유전자 운반 도구’라는 말에 사람들이 왜 충격을 받은건가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유전자의 표현형인 나라는 사람의 유전자 절반을 내 아이들에게 물려줬고 그 아이들이 또 그 절반을 자녀에게 물려준다고 생각하면 우리 신체는 유전자의 탈것이 맞고, 유전자가 능동적으로 행동한 것 같았다. 그러나 나라는 개인이 이 세상에 특정한 시기 동안 살았다는 사실을 ’유전자의 탈것‘이라는 역할로만 규정지으려니 좀 허무해졌다. 인본주의적 사고 때문에 다들 이기적 유전자에 충격받았던 거겠지!
 
몇 만 년에 걸친 긴시간의 진화, 과거를 돌아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미래는 어떻게 될까하는 상상을 해볼 수 밖에 없다. 앞으로도 우리는 여전히 유전자의 탈것일까? 유전자는 나를 통과해서 정말로 불멸할까? 책을 읽으며 어려운 부분을 의인화와 개인화 예시로 전환해서 이해했기 때문에 유전자 관점에 이입하지 못했다. 이런 나의 사고의 한계는 내가 죽고나서야 불멸의 유전자만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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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으면 한권 다시 읽는 효과

1.동물 읽기

<9>
당신은 하나의 책, 미완성 문학 작품, 기술적 역사의 보관소다. 당신의 몸과 유전체는 오래전에 사라진 연속된 다채로운 세계들, 오래전 살았던 조상들을 에워싸고 있던 세계들에 관한 종합 기록물로서 읽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일종의 ‘사자의 유전서(genetic book of the dead)다.

<10>
… 한 동물이 지닌 생존 기구의 모든 측면은 조상들의 자연선택을 거쳐 유전자를 통해 물려 받은 것이다. 따라서 동물을 읽을 때, 우리는 사실상 과거 환경을 읽고 있다.

<26>
사자의 유전서는 다른 여느 개체보다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어느 조상 개체의 세계를 기술한 문서다. 유전자 풀 전체를 조각한 환경을 기술한 문서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가 살펴보는 개체는 모두 이 섞은 카드 한 벌, 즉 흔들고 뒤섞은 유전자 풀로부터 뽑은 표본이다. 그리고 모든 세대의 유전자 풀은 종 내의 모든 개체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평균화한 통계 과정의 결과였다. 그런 의미에서 종은 평균화하는 컴퓨터이며, 유전자 풀은 거기에 쓰이는 데이터베이스다. 

2. ‘그림‘과 ’조각상‘

<27>
모하비사막의 사막뿔도마뱀처럼 동물이 등에 색칠된 조상 환경을 지닐 때, 우리 눈은 즉시 수월하게 조상 세계들의 판독문을 제공하며, 그들이 어떤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았는지를 알려 준다. 

<46>
나는 안쪽에 묻혀 있는 조상 세계의 기술문들도 겉으로 보이는 그림과 조각상만큼 세부적으로 완전성이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 기술문들은 그저 덜 글자 그대로, 더 은밀하게 적혀 있고, 보다 복잡한 해독이 필요할 뿐이다.
 

3.팰림프세스트의 깊은 곳에서

<49>
우리의 사람 팰림프세스트에는 ‘네발 동물’이라고 확고한 필체로 굴게 적혀 있었고, 그 위에 두 발 동물이라는 새로운 기술문이 너무나 얕게 그리고 때로 고통스럽게 겹쳐 쓰여 있었다. 우리는 비교적 최근에 출현한 두 발 동물이다.

<70>
… 진화는 반드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여기’라는 출발점이 아무리 안 좋은 곳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71>
… 그 최종 개선에 이르기까지의 진화적 중간 단계들은 아마 기존 배치보다 치명적인 수준으로 열악할 것이다. 어쨌거나 기존 배치는 꽤 잘 작동하고 있으니까. 궁극적 개선으로 나아가는 긴 여행을 시작한 돌연변이 개체는 현상 유지를 통해 충분히 대처하고 있는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질 것이다.

<72>
그러나 자연선택은 터무니없이 어리석지 않다. 우리의 어류 조상들에게서는 그것이 본래 나쁜 설계가 아니었다.

<73>
분명히 쓸데없이 우회하고 있다. 여기서도 이 나쁜 설계는 발생 깊숙이 그리고 역사 깊숙이 묻혀 있는 제약이다. 

4.역공학

<91>
우리가 우아함이라고 지각하는 모습은 아마 물리학 법칙이 빚어냈을 것이다. 빠른 제트기의 항공역학적 우아함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미학과 기능은 동일한 세련된 우아함으로 수렴한다.

<94>
아마 다윈주의적 힘은 내부의 세세한 부위가 아니라 겉모습을 더 예리하게 평가하도록 인간의 지각에 작용해 왔을 것이다… 매우 섬세하게 다듬으면서 눈에 보이는 겉모습을 완성하는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자연선택의 끌이 내부에까지 솜씨를 발휘하지 않고 피부에서 갑자기 멈춘다고 가정하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하다. 우리 눈에는 덜 명백해 보인다고 해도, 살아 있는 몸의 내부에까지 동일한 완전함의 기준이 침투할 것이 분명하다. 그 명백하지 않은 것을 해부해서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은 미래의 동물학 역공학자가 할 일일 것이며 내가 그들에게 호소하는 것이기도 하다. 

<123>
역공학은 우리가 동물의 몸을 읽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5.공통의 문제,, 공통의 해결책

<125>
이 책의 주된 논지는 모든 동물이 조상 세계의 기술 문서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자연선택이 가장 세세한 부분들까지 깊이 유전자 풀을 조각하는 엄청나게 강력한 힘이라는 숨겨진 가정에 토대를 둔다… 동물이 자신의 환경이나 그 환경에 있는 어떤 대상을 세세한 수준까지 완벽하게 닮은 모습을 띠는 것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인상적인 점은 한 동물이 유연관계가 없는 다른 동물을 세세한 부분까지 닮는다는 것이다. 양쪽이 같은 생활 방식으로 수렴되었기 때문이다.

<125>
매트 리들리는 ‘혁신에 대한 모든 것’에서 인류의 가장 위대한 혁신 중에는 각각 다른 나라의 창안자들이 서로가 한 일을 모른 채 독자적으로 중복해서 해낸 사례가 많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도 마찬가지다.

<129>
포유류인 아르마딜로와 갑각류인 아르마딜리디움은 비록 몸집은 전혀 다르지만 똑같이 몸을 공처럼 말아서 자신을 보호하는 습성을 독자적으로 채택함으로써 수렴 진화했다.

<157>
…여기서도 창조론자는 곤경에 처한다. 지적 설계자가 벌거벗은 동물을 만들기를 바랐다면, 왜 털을 만드는 유전자를 갖추어 놓은 뒤에 못 쓰게 만든 것일까?

<164>
수렴 진화가 대단히 놀라운 수준일 수 있으므로, 당신은 우리가 그 닮음이 정말로 수렴된 것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궁금해할 수도 있다. 그 수렴은 자연선택의 힘, 사자의 유전서라는 개념 전체의 밑바탕에 놓인 엄청나면서 미묘한 힘이다.
  

6.주제의 변주
<168>
.. 초원에서 풀을 뜯고 질주하는 발을 지녔던 더 이전 세계의 흔적들을 거의 다 깡그리 지울 수 있었을까? 고래는 어떻게 다른 우제류와 그렇게 완전히 분기했을까? … 우제류 조상이 물로 들어갔을 때, 고래는 다리로 지탱할 필요가 없어졌고, 화석 증거는 중간 단계들을 탁월하게 보여 준다. .. 중력에서 최종적으로 해방된 순간.. 고래는 엄청난 크기로, 말 그대로 지탱할 수 없는 크기로 자랄 자유를 얻었다. 고래는 우제류를 육지에서 완전히 떼어 내 중력으로부터 해방시킬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보여준다. 

<185>
갑각류는 압도적인 다양성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 다양성은 제약 된 것이다… 요점을 다시 말하자면 모든 종에서 같은 부위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어서다.

<195>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던 어린 시절에 부친이 따개비가 사실은 갑각류라고 말했을 때 솔직히 믿지 못했던 일이 기억난다. 나는 따개비가 연체동물처럼 생겼기에 연체동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전혀 갑각류처럼 생기지 않았다. 껍데기 안을 꼼꼼히 살펴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7. 살아 있는 기억

<199~200>
… 과거에 자연적으로 선택된 유전자들은 뇌가 특정한 것들을 학습하도록 미리 준비시킨다.

<203>
다윈은 육종가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탁월한 통찰을 써서 가축 육종에서 자연선택으로의 틈새를 연결했다… 다윈이 인간 육종가가 필요하지 않음을 보여 준 것처럼, 학습에도 인간 조련사가 필요 없다. 인간 조련사가 없이도 야생에서 동물은 생존 기회를 높이기 위해서 자신에게 좋은 것을 배우고  자신의 행동을 조형한다.  …  보상과 처벌은 자연 자신의 조련사가 한다.  … 많은 것은 자연이 하는 보상에 달려 있다.

<210>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무엇이 보상이고 무엇이 처벌인지의 정의가 돌에 새겨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정의는 유전자 풀에 새겨져 있으며, 따라서 선택을 통해 바뀔 수 있다.
 
<224>
새의 노래를 조사한 이런 실험들은 보상이 궁극적으로 유전자에 새겨진 고도로 분화한 자극, 또는 자극 복합체일 수 있음을 말 해준다. 

<227>
포유류와 조류 양쪽에서 이소성 종은 부모로부터 떨어지면 위험에 처하며, 바로 여기에 각인이 등장한다. 이소성 새기는 부화하자마자 처음 눈에 보이는 커다란 움직이는 대상의 마음속 사진을 찍는 것에 해당하는 일을 한다.  .. 조류와 포유류 양쪽엥서 각인된 동물은 마음속 사진을 성체 때까지 간직하곤 하며, 그 대상을 닮은 동물(사람 같은)과 짝짓기를 시도하곤 한다. 동물원에서 번식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동물이 사육사를 갈망하다가 좌절하기 때문이다. 

<236>
유전자를 보와하는 다른 두 거대한 데이터베이스, 즉 뇌아 면역계를 포함해서 더 최근의 과거를 추가로 읽음으로써, 소프의 조상 환경 읽기를 어떤 식으로 보완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236>
뇌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동원할 수 있는 묘책이 하나 더 있다. 시뮬레이션, 즉 상상이다.

<242>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는 능력처럼, 상상하는 능력도 궁극적으로 유전자, 자연적으로 선택된 DNA 정도, 사자의 유전서에서 나온다. 

8.불멸의 유전자

<243>
사자의 유전서라는 핵심 개념은 유전자 관점이라고 할 수 있을 생명관에서 나온다.

<244>
유전자가 생물에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 생물을 이용한다. 유전자는 생물을 임시 탈것으로 이용하며 미래 세대로 옮겨가는 수단으로 삼는다. 이는 사소한 견해 차이,결코 단순한 단어 게임이 아니다. 근본적인 차이다. 중요한 문제다.

<249>
모든 문자가 복제 과정에 아무리 필수적이라고 해도, 실제로 복제되는 것은 DNA뿐이다. 몸에서 그렇게 존중받는 것은 또 없다. DNA에 적힌 정보만이 그런 대접을 받는다.

<250>
따라서 DNA의 정보는 DNA라는 물질 매체가 유한할지라도 영구적일 수 있다. 그리고 이 점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강조하련다. DNA에 든 정보만이 몸보다 더 오래 살 운명이다. 매우 중요한 방식으로 오래 산다.

<252>
유전자는 어떻게 ‘불멸성’을 획득할까? 사본의 형태로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그럼으로써 다음 세대로 더 나아가 먼 미래까지 성공한 유전자가 전달되도록 몸들의 기나긴 연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다. 성공하지 못한 유전자는 집단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252>
유전자야말로 정확하게 그리고 불가피하게 능동적 원인이다. 그렇지 않다면, 자연선택도 적응 진화도 일어날 수가 없다.

<267>
복제자(우리 행성에서는 DNA가닥)와 탈것(우리 행성에서는 개체의 몸)은 똑같이 중요한 실체로서, 모두 필요하지만 서로 다른 상보적인 역할을 한다. 복제자는 예전에는 바다에 자유롭게 떠다녔을 수도 있지만, 이기적 유전자에 썼던 말을 인용하면 이렇다. “그들은 오래전에 그 호방한 자유를 포기했다. 지그은 거대한 굼뜬 로봇(개체의 몸, 탈것)의 안에서 안전하게 큰 무리를 이루어 몰려다닌다.”

<269>
따라서 성공한 유전자는 대대로 몸에서 살아가며, 자신이 깃든 몸에  “표현형” 효과를 일으킴으로써 자기 생존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나는 ’확장된 표현형‘이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유전자 관점을 증폭했다. 인과의 화살표는 체벽(body wall)에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9.우리의 체벽 너머

<273>
달팽이의 껍데기가 모양, 크기, 두께 등이 모두 달팽이 유전자에 영향을 받는 표현형의 일부인 것처럼, 날도래의 돌집이나 도롱이벌레의 잔가지 고치의 모양과 크기 등도 모두 유전자의 표현형태다. 이런 표현형은 결코 동물 몸의일부가 아니기에, 나는 그것을 ‘확장된 표현형’이라고 부른다.

<285>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은 다른 개체의 몸속까지 다다를 수 있다.

 

10. 돌아보는 유전자 관점

<297>
뻐꾸기 알은 자신이 놓인 양부모의 둥지에 있는 다른 알들의 색까로가 무늬를 흉내 내다. 양부모로택하는 종들이 아주 많고, 종마다 알의 색깔과 무늬가 다양함에도 모방할 수 있다.

<303>
각 암컷은 자신의 어미가 그랬듯이 똑같은 양부모의 둥지를 마음속에 각인 한다. 따라서 모계 조모도, 모계 증조모도 그랬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주 이어진다. 그리고 새끼 때 각인된 대로,모계 선조들이 골랐던 것과 똑같은 종류의 둥지를 자신도 고르게 된다. 따라서 그 암컷은 오로지 모계 계통으로만 전해지는 문화 전통에 소속된다.

<315>
어떤 종의 양부모든 간에, 그들이 낮 동안 내내 쉴 새 없이 먹이를 구해서 먹이는 뻐꾸기 새끼는 결국 그들보다 훨씬 더 크게 자란다. 이토록 기만이 뻔히 보이면서 과장된 양상을 띠는 데 어떻게 뻐꾸기 새끼는 들키지 않는 것일까? 여기에서 다시금 우리는 의인화하려는 유혹을 평소보다 더욱 강하게 뿌리쳐야 한다.

<316>
새의 행동이 인간이 지닌 것과 비슷한 인지 관점에서 볼 때 납득이 가는지 여부를 묻지 말라. 물론 납득이 안 간다. 대신에 행동자동증의 발달을 제어하는 조상 유전자들에 어떤 선택압이 작용하는지 물어라

<318>
…뻐꾸기들 사이에서 숙주를 속이는 데 실패하는 유전적 성향은 결코 후대로 전달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목숨 식사 원리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319>
뻐꾸기 새끼가 처음 부화했을 때, 그 속이는 자는 진짜 새끼와 구별이 되지 않는다. … 하루하루는 그 전날과 거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아마 이것이 속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323>
뻐꾸기 새끼는 둥지에서 알을 내버릴 때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프로그램이 든 자동인형이라고 생각하라. 검은머리물떼새는 자신이 왜 커다란 알을 품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프로그램이 사전 탑재된 부화기계라고 생각하라.

11. 뒷거울에 비치는 더 많은 모습

<342>
개인은 잊고 그 피부 속으로 들어가서 유전자를 보라. 그러면 특정한 유전자의 두 사본을 역추적해서 그것들이 융합하는 조상에 다다를 수 있다.  그 융합 지점은 특정한 조상이며, 그 조상으로부터 그 유전자는 두 사본으로 나뉘어 갈라져서 두 형제자매에게로 들어가고 이윽고 두 자손 계보를 이룰 것이다.

<345>
유전자 가계도는 사람 가계도와 다르다. 각 유전자 쌍은 과거의 특정한 순간에 특정한 조상에게서 융합한다. 우리는 내 각 유전자 쌍이 돌아보도록 할 수 있고, 각 사례마다 다른 융합 지점을 찾을 수 있다.

<348>
사실 유전자의 대다수는 서로서로 그리고 전통적인 동물학자의  ‘사람 가계도’와 일치할 것이다. 그렇긴 해도 몇몇 특정한 유전자의 관점에서는 가계도가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351>
현재의 유전자는 자연선택 압력의 통계적 ‘신호’를 보낸다. 최근에 강한 선택을 겪어 온 유전자 풀은 어떤 특징적인 서명을 보여 준다. 즉, 자연선택은 자신의 표식을 남긴다. 다윈주의적 서명이다.

12. 좋은 동료, 나쁜 동료

<359>
성공한 유전자의 중추적인 자질은 두더지든 다람쥐든 고습도치든 고래든 사람이든 간에 그 유전자풀, 즉 공통 유전자 풀의 다른 유전자들과 협력하는 능력일 것이다.

<364>
몸을 만드는 유전자들은 세대가 지날 때마다 유성생식 복권 뽑기를 통해 모인 다른 모든 동료와 협력해야 한다. 지금의 몸에 들어 있는, 현재의 동료 집합들과만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음 세대엥서는 공통의 유전자 풀에서 뽑힌 다른 동료들과 협력해야 할 것이다.

<375>
뭔가 문제가 생겨서 더 이상 유전적으로 동일하지 안다면, 나쁜 동료가 될 위험이 발생한다. 그리고 몸 내에서 자연선택을 통해 정말로 아주 나쁜 동료로 진화할 위험도 있다. 바로 암이다.

<379>
지금까지 여러 번 말했듯이 자연선택은 선견지명이 전혀 없다. 종양은 악성 증가가 이윽고 종양 자신을 죽일 것임을 내다 보지 못한다. 자연선택은 ‘눈먼 시계공’이다.

13.미래로의 공동 출구

<385>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없이는 그런 일을 할 수 없다. 우리가 그들 없이는 2초도 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깊은 차원엥서 상호 친목 관계를 맞고 있다. 우리 유전자와 그들의 유전자는 20억 년이 넘은 세월을 발맞추어 함께 여행한 좋은 동료다. … 그런데 왜 미토콘드리아를 비롯한 일부 세균은 우리에게 유익한 반면, 어떤 세균들은 콜라라, 파상풍, 결핵, 흑사병 등을 안겨 줄까? 내 다윈주의적인 답은 이렇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와 ‘자신의’ 유전자는 미래로 나아가는 동일한 탈출 경로를 공유한다는 것이 내 대답이다.

<394>
미토콘드리아는 수직전달기생생물의 극단적인 사례다. 오랜 세월 숙주의 난자를 통해 대대로 수직으로 전달되는 동안, 너무나도 우호적으로 협력하게 되었기에, 처음에 기생생물이었음을 알아차리기도 어려울 정도가 되었고 숙주도 눈 감아 준 지 오래다.

<403>
우리 자신을 포함해서 한 종의 유전자 풀은 저마다 미래로 여행하려고 굳게 결심한 바이러스들의 거대한 군집이다. 그들은 몸을 만드는 사업에 서로 협력한다. 번식한 뒤에 죽으며 차례차례 이어지는 일시적인 몸들이 시간을 관통하는 수직 그레이트 트렉에 최고의 탈것임이 입증되어 왔기 때문이다. 당신은 득실거리고 뒤섞으면서 시간 여행을하는 바이러스들이 빚어낸 위대한 협력의 화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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