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조개를 줍고 있다. 책의 표지와 제목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마침 여름이라서 표지와 지금 계절이 잘 어울린다. 배경지식 없이 책을 펼쳐서,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니 금방 읽었다. 인물별로 구성된 각 장이 가족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현재 60대 중반 나이의 페넬로프는 삼남매를 두었다. 성인이 된 자식들은 각자의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들 문제를 가지고 있다. 노부인이 된 페넬로프에게 건강 이상이 생겼다. 이제 자식들의 걱정을 들으며, 인생 전반을 둘러본다.
전쟁이 배경인 부분이 나오지만, 줄거리가 소소하고 일상적이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한 사람, 한 가족의 인생을 모두 둘러보기에 좋은 소설이지만, 책 표지의 소개글 처럼 대단한 것 없어서 좀 실망스러웠다.
전체적인 내용보다 내가 더 끌렸던건 바닷가의 풍경이나런던 교외지역의 전원생활에 대한 묘사였다. 부겐 뷜리아, 앵초, 후쿠시아, 수선화 같은 꽃 이름들에 매혹되기도 했다. 마치 내 눈 앞에 그 정원이 펼쳐진 듯 했다.
어릴 땐 내 또래말고는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요즘엔 나의 윗세대 여성들의 삶에서 나의 미래를 그려보는 일이 많다. 주인공 페넬로프의 인생도 하나의 참고가 될 것 같다.
2부 <339쪽>
원이란 무한성, 영원성을 나타내는 기호로 여겨진다. 자기 인생을 그처럼 조심스럽게 그린 연필 선이라고 칠 때- 갑자기 두 선 끝이 서로 합치게 되었음을 그녀는 알았다. 난 결국 원을 빙 돌아온 거야.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간의 세월을 뭘 하며 살아왔을까? 가끔 그런 의문을 떠올리노라면 분노와 더불어 미칠 듯한 허탈감이 몰려왔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그 의문이라는 것도 다 부질없는 것이었으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답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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