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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앤 드루얀 코스모스 , 가능한 세계들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그 사람의 소명이 인생 그 자체인 덕업일치의 삶을 늘 동경한다. 앤 드루얀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소울메이트 같은 반려자를 만나 덕업일치와 사랑이 함께 했던 삶. 책에서도 칼세이건에 대한 사랑이 뚝뚝 떨어져서 괜히 질투가 날  법도 한데, 앤 드루얀의 글발에 설득되고 만다. 나는 대체로 비판적 정서를 방패 삼아 더 나쁜 상황이 닥칠때를 대비하는 편(불운에 대처하는 나만의 예방주사 같은)인데, 코스모스처럼 낙관적 책을 읽으니 나의 비관적 전망이 조금은 긍정적 방향으로 옮겨졌다. 나는 결국엔 기후위기로 지구가 종말을 맞을거라고 굳게 믿으면서도 앤 드루얀의 희망처럼 우리가 반드시 해결 방법을 찾을거라고 기대하고 싶다.  책의 내용을 한번에 정리해준 마지막 장의 문단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과학이 우리의 보호장치가 되어주길 바라본다.

 

<424~425쪽>
이 책은 1장부터 그 희망의 이야기다. 인류가 종으로서 당시에는 한낱 추상에 지나지 않았을 미래를 위해 농업을 발명한 이야기다. 아소카의 삶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지닌 최악의 특성도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생명이 그 끈기로써 환경이 가하는 언뜻 불가능해 보이는 고난들을 다 이겨 낸 이야기다. 바빌로프와 동료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류는 후손들에게 살기 좋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서 힘겨운 고난을 견딜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과학의 렌즈를 써서 우리의 참모습을 용감하게 직시했던 이양기다. 우리가 과학 덕분에 스스로 우주의 중심이고 싶어 했던 유치한 희망을 떨어낸 이야기, 수조 개의 다른 세계 중 하나에 불과한 창백한 푸른 점 위의 존재라는 참모습을 받아들임으로써 오히려 강해진 이야기다. 우리가 착취하고 고문했던 다른 생명체들에게도 의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이야기다. 우리가 길었던 우주적 격리 기간을 마침내 끝내고 우주의 망망대해로 진출하기 시작한 이야기다. 과학이 우리에게 그릇되었지만 안심되는 설명으로 비약하지 않고도 자연의 신비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이야기다. 과학이 우리에게 서식지에 닥칠 위험을 일찌감치 예견하도록 해 준 이야기, 그럼으로써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먼 미래에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도록 해 준 이야기다. 과학이 우리에게 인류를 보호할 예언력을 부여해 준 이야기다.

 

 

3주 동안 읽으며 정리한 밑줄긋기 모음, 과학의 시작은 상상력과 호기심이 필요하고 그 발견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서는 철학의 문제가 수반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시간이였다. 그래서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질문을 던져보면, 내 생명은 유한하니깐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이런 다짐이 피상적이라 반성하며 생각을 더 이어나가다 보면 결국 사랑과 공감이라는 단어가 남는다. 놀랍게도 요즘은 무슨 책을 읽더라도 매번 이런 결론이 나온다. 아낌 없이 사랑해야겠다.

 


1장 별로 오르는 사다리

<43쪽>
.. 만약 우주력에서 명절을 지정한다면, 12월 26일은 틀림없이 포함될 것이다. 약 2억 년 전인 그날의 어느 시점에 포유류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73쪽>
여러분이 이 책에서 곧 만날 과거와 미래의 가능한 세계들, 그리고 곧 듣게 될 영웅적인 탐구자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말해 준다. 우리에게는 기술적 사춘기를 극복하고, 우리의 작은 행성을 보호하고, 시공간의 망망대해를 항해할 안전한 항로를 찾아냄으로써 ‘땅과 바다와 하늘‘에 매인 처지에서 벗어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앤 드루얀, 과학자인것도 너무 멋진대, 글을 이렇게나 문과적으로 잘 쓰시다니!

 


2장 오, 위대한 왕이시여

<77쪽>
…우리는 근시안적 사고와 욕심으로 우리 문명을 깡그리 무너뜨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 결과를 피하려면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변할 수 있을까?

<84쪽>
과학 이전 세상에서, 악이 추악한 머리를 쳐들었을 때 그것을 앙그라 마이뉴의 끈질긴 악의로 해석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었을까?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선과 악을 이분법으로 구별함


<87쪽>
우리는 인간과 세상이 왜 이런 모습인가 하는 의문에 대한 설명으로 아후라 마즈다와 앙그라 마이뉴를, 혹은 그 밖에도 그와 비슷한 개념들을 끌어들이기를 그만두어야만 비로소 현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도 대중 문화에는 악의 물리적 화신과 선의 초자연적 화신이 등장하는 이야기, 착한 편이 비록 밧줄에 매달려서 한참 고생하기는 해도 결국에는 거의 늘 승리하는 이야기가 넘친다.

📝재미있는 얘기가 많지만 이게 무슨 장르이고 주제가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되었다.
📝 2장에서는 ‘과학적 발견의 성과로 미신을 던져버리고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임을 알게 되었지만, 과연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는지도 의심해봐야 되지 않을까? 우린 유전자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 자신을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를 전개했다. 그리고 희망적이라는 사례로 인도의 아소카왕을 들었다. 인간은 어떤 계기만 있으면 극적으로 개과천선할 수도 있으니 인간이 올바른 길을 가길 기대해보자는 얘기인가? 여기에서 그 계기는 불교의 대표 교리인 연민, 자비, 겸손, 평화인데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는 인간이 되라는?

 


3장 사라진 생명의 도시

<115쪽>
지구는 한때 남세균의 행성이었다. 그 작은 단세포 미생물은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한때 그것들은 지구를 지ㅐ한 생물로서 가는 곳마다 제멋대로 판치면서 땅과 물과 하늘을 바꿔 놓았다.

<117쪽>
죽은 남세균들의 사체는 지구 전체에 매장된 이산화탄소를 남겼다. 화산들은 분출하면서 그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뿜어냈다. 그래서 지구가 더워졌고, 얼음이 녹았다. 이후 10억 년 동안, 생명과 바위는 계속 정교하게 상호 작용하면서 지구에 빙하기와 해빙기를 번갈아 일으켰다.

<121쪽>
골트슈미트는 지구를 하나의 계(시스템)로 바라본 최초의 과학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우리가 전체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물리학, 화학, 지질학을 따로따로 알 것이 아니라 모두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126쪽>
우리가 우주의 시민으로서 응당 치러야 할 세금이 있다. 우주를 여행하는 종으로서 우리가 방문할 다른 세계를 오염시킬지도 모른다는 문제, 거꾸로 외계의 밀항자를 지구로 가지고 들어와서 우리 세계를 오염시킬지도 모른다는 문제를 걱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135쪽>
인간은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여긴다. 우리가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런 우리도 아마 지구 화학적 힘들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힘들은 코스모스 곳곳에서 발휘되고 있다. 은하는 별을 낳고, 별은 행성을 낳는다. 어쩌면 그 행성과 위성은 자연히 생명을 낳을지도 모른다.
📝우주력으로 지구의 시간을 휙 둘려보았다. 철분이 많던 붉은 바다도 떠올려보고, 남세균의 활동으로 빙하기와 간빙기가 이어진 긴 시간도 생각해보았다.  어마어마한 시간의 크기에 압도되니 역설적으로 감흥이 없기도 했다.
📝저 먼 우주 어딘가에서  별이 행성을 낳고 자연스럽게 생명을 낳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너무 멀리 있어서 같은 시공간에서 만나긴 힘들기에 아직도 외계인을 못 만난듯.

 


4장 바빌로프

<170쪽>
…바빌로프의 보물을 지키는 그들도 굶주림에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침침하게 밝혀둔 냉랭한 연구소에서 책상에 앉은 채 죽었다. 곁에는 땅콩, 귀리, 완두콩 표본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명예가 그것을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모두가 굶주림에 스러져 갔다. 그런데도 컬렉션에서는 쌀 한 톨 사라지지 않았다.

<171쪽>
최근 러시아 국민을 대상으로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물었던 여론 조사에서는 스탈린이 간발의 차이로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을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 굶주림 속에서 과학자의 사명을 다하려고 목숨까지 내 놓은 사람들 이야기 몰입하면서 읽었다. 눈 앞에 먹을 것이 있는데도 명예롭게 참는 경지는 상상도 못하겠다. 너무 잔인한 시절의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현재 진행형 이야기라서 참담한 심정이다.


5장 우주의 커넥톰


<197쪽>
미생물 매트와 아이작 뉴턴 사이에는 진화의 수억 년 세월이 놓여 있다.  그런데도 그들이 하는 ‘생각’의 기본 단위가 같다니.  약 40억 년 전에 미생물들이 개척했던 메시지 전달 체계가 아직 우리 안에 있다니… 30억 년 전에 누군가 미생물 매트를 보았다면, 그 단세포 생물이 언젠가 인간으로 진화하리라고는 미처 예측하지 못햇을 것이다. 생물과 환경이 억겁의 시간 동안 상호 작용하면 그런 일이 가능하다. 작은 개체들이 모여서 진화 할 수 있다. 그 결과가 단순한 부분들의 합 이상일 때, 우리는 그런 현상을 창발이라고 부른다.

<202쪽>
작은 물질 단위들이 집단을 이루어 작동함으로써 자신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무언가로 바뀌는 것, 코스모스가 스스로를 알아내는 수단이 되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창발의 핵심이다.
📝우리 뇌의 지도화 작업(커넥톰, connectome)을 해낸다면, 인간세상의 창발의 작동원리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히포크라스나 브로카시대와 현대를 비교해보면 의학의 발전이 놀랍다. 현재까지의 창발만큼이나 조만간 더 큰 발전이 있을 거라고 쉽게 예측가능하다. 의학이 더 발전해서 인간 신체가 겪는 고통을 더 잘 해결해 주는 세상이 오기를! (고통이 사라지면 더 행복할지는 모르겠으나)

6장 1조 개의 세계를 가진 남자

<217쪽>
거문고자리 베타 쌍성계는 지구에서 약 1,000광년 떨어져 있다.
📝천광년! 우주는 얼마나 넓은가!

<217쪽>
1949년, 카이퍼는 우리 태양계가 전혀 특별하지 않다고 선언함으로써 세상을 놀라게 했다.

<223쪽>
과학자도 인간이다. 어쩔 수 없는 영자율다. 과학도 다른 인간들처럼 진화로부터 물려받은 결함을 지닌다. 카이퍼와 유리는 과학적 논증을 전투 무기로 선택한 두 우두머리 수컷이었다. 그리고 두 남자에게는 한 명의 공통된 인질이 있었다. 우주를 이해하겠다는 열망에 모든 것을 바치는 전도유망한 젊은 학생이었다.
📝그 젊은 학생이 바로 칼 세이건

<231쪽>
스푸트니크의 부산물이 또 하나 있었다. 과학이 마침내 카이퍼가 오래전부터 보아 왔던 방식으로 지구를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나의 행성으로. 지금 우리에게는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목숨을 건 광신적 국가주의가 횡행하던 시절에는 이 깨달음이 지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충격이었다.

<233쪽>
세 사람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 덕분에, 이제 우리는 별이 진화하고 그 기체와 먼지 구름으로부터 행성과  위성이 뭉쳐지는 데는, 즉 항성계가 형성되는 데는 수백만 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제러드 카이퍼, 해럴드 유리, 칼 세이건까지. 앤 드루얀이 소개하는 과학자들 이야기 너무 재밌다. 과학적 성과가 대중에게 잘 알려지는 세상을 살 수 있어서, 내가 현대인인게 새삼 기쁘다.

7장 지구의 지적 생명체를 찾아서


<242쪽>
어린 나무는 얼른 자라려고 드는 경향이 있다. 너무 빨리 자라면 몸통의 세포들이 공기를 많이 함유하게 되고, 그러면 돌풍이나 포식자를 만났을 때 취약해질 우려가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어미 소나무는 자식 소나무를 제 가지로 가려서 자식이 햇빛을 지나치게 탐닉해 스스로에게 해로울 만큼 빨리 성장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245쪽>
나는 인간 아닌 존재가 쓰는 기호 언어를 딱 하나 안다. 인간이 그 기호 언어를 쓰는 생명체와 접촉한 사례도 딱 하나 안다. 그 존재의 천문학, 수학 지식은 대부분의 인간을 부끄럽게 만들 정도다. 그들이 내부의 차이를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모습, 토론으로 최대한 광범위한 합의를 끌어내는 모습에는 어느 인간 사회도 필적하지 못한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뛰어난 아름다움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들은 바로 벌, 꿀벌의 기호를 해독한 과학자 카를 폰 프리슈

<256쪽>
분봉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 벌들은 분주히 움직인다…. 일벌들은 기존의 여왕벌을 둘러싸고 쿡쿡 찔러댄다. 일벌들이 여왕벌을 밀고 당기고 하는 것은 적대적인 행동이 아니다. 여왕벌이 몸무게를 줄여서 다시 날 수 있도록 호되게 운동시키는 것이다.
📝벌들의 분봉과정,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게 된다.

<261쪽>
… 벌들이 우리에게 주는 꿀과 벌들이 꽃가루받이해 주는 작물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인간 중심적 사고 때문에 벌들의 세련된 문화를 눈앞에 두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길을 개척하는 데 누구보다 이바지한 남자가 있었다. 나는 그를 지난 1,000년 동안 인류에게 나타난 가장 위대한 영적 스승으로 여긴다. 그는 생명의 궁전이 소박한 방 하나에서 별에 닿을 듯 치솟은 탑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사람이었다. 지구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생물들의 은밀한 삶을 처음 엿본 사람도 그였다.
📝그는 바로 찰스 다윈. 식물과 벌, 인간 모두 연결되어 있고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서 모든 생명에 공감과 사랑을…주는 세상(경험의 아치 아래)이 오면 정말 좋겠으나. 이-이 전쟁을 생각하면…. 지구 생물들이 ‘인간은 멸종해야될 것 같다’고 결론을 내리고 서로 신호를 교환해서 인간에게 타인을 적대시 나쁜 마음을 주입시키는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 인간이 공멸의 지름길로 가는 중인듯

8장 카시니의 희생

<298쪽>
우리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술들을 놀랍도록 빠르게 개발하고 완성해 냈다. 인류가 스푸트니크 호에서 시작해 카시니 호의 자살까지 오면서 우주에서 여러 성과를 거두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60년이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앞으로는 코스모스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잔뜩 기대하게 만든다.
📝별관찰에 흥미가 없었는데 요즘은 천문대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토성의 고리를 보고 싶다.

9장 거짓 없는 마법

<306쪽>
뉴턴은.. 광선이란 한 줄로 날아온 빛의 미립자들이 우리 눈의 망막에 부딪히는 현상이라고 보았다.

<307쪽>
하위헌스는 빛도 소리처럼 파동으로 퍼진다고 생각했다.

<309쪽>
[토마스] 영은 빛이 파동임을 증명한 셈이었다. 빛은 호수에 인 물결들이 서로 부딪히듯이 교차해 간섭 패턴을 만들어 냈다.

<311쪽>
톰슨은 진공관 속에 전기를 흘렸다. … 그는 진공관에 자석을 가까이 가져다 댐으로써 입자들이 흐르는 경로를 바꿀 수도 있었다. 톰슨은 그 입자에 ‘전자(electron)’라는 이름을 붙였다.

<311쪽>
물질의 최소 단위라고 여겼던 원자에 전자처럼 그것보다 더 작은 구성단위가 있아면, 빛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언제나 빛에 매료된 과학자들은 빛을 구성하는 더 작은 단위를 분리해 낼 방벙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것이 거울 나라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기존의 물리 법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이상한 나라로 넘어가는 문턱이었다.

<313쪽>
우리가 지금까지 발견한 세계 중 가장 작은 양자 세계에서는 관측이라는 단순한 행위가 현실을 바꾼다.
📝양자의 세계는 마치 김춘수의 시 꽃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와 꽃이 되었다는 식이라고 이해해도 될 지… 어쨌든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례를 읽을 때마다 늘 저 시가 생각난다.
📝지금의 내가 선택하지 않은 그 인생을 선택해서 살고 있을 다른 세계의 내가 있을 거라는 상상과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수 많은 결정, 그때 그 노력 등이 이미 운명적으로 정해져있을 수도 있다는 상상.  다세계 해석과 초결정론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플랫랜드의 2차원적 존재로서 3차원을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듯, 내 지식으로 양자의 세계는 상상이 잘 안된다.

<330쪽>
우리는 광자가 어떻게 입자인 동시에 파동일 수 있는지 아직 모른다. 내가 과학에서 좋아하는 점 중 하나는 과학이 우리에게 모호함을 참아내는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과학은 우리에게 자신의 무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도록 요구하고,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하도록 요구한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변변찮으나 이미 가진 지식을 활용해 현실의 새로운 언어들을 찾아보고 해독하는 일만은 문제없이 계속 할 수 있다.

<331쪽>
이 방대한 코스모스에서 우리는 모두 플랫랜더다. 그런 우리가 위를 상상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과학이다.


10장 두 원자 이야기

<367쪽>
이제 우리는-70억 곱하기 10억 곱하기 10억 개 원자들의 집합으로서 긴 세월 진화해 오늘날처럼 걸어 다닐 수 있게 된 우리는- 물질의 핵심에 숨은 우주의 불길을 끌어내어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우리가 이 지식을 한번 안 이상, 다시 모르게 될 수는 없다. 그리고 비극적이게도 우리의 혈통에는 광기가 흐른다.
📝눈 앞의 화산이 폭발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계획 된 파티를 걱정하는 인간의 어리석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타인을 말살하려는 광기. 결국 파국뿐.

 


11장. 생명 거주 가능 영역이라는 덧없는 축복

<372쪽>
행성의 위치가 생명 거주 가능 영역이라는 것은 그 모항성과의 거리가 딱 알맞아서 행성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다는 뜻이다. 행성의 역사에서 생명을 길러내고 지탱할 수 있는 특별한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생명 거주 가능 영역이라는 은총은 덧없다. 어떤 것도 영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구가 생명거주 가능 영역인 기나긴 시점에서 딱 지금 과학기술 문명이 최첨단인 현대를 사는 게 새삼 감격스럽다.
📝지구가 생명거주 가능 영역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기까지 긴 시간이 남았다. 폴리네시안의 바다횡단 이주 역사와 새로운 정착지를 찾기 위해 우주항해를 떠나는 인류의 비유 재밌다. 먼 미래 우리의 후손들은 반드시 찾아 낼 것 같다.

 


12장 인류세를 살다.

<401쪽>
.. 물 댄 논은 산소를 잃는다. 그러면 눈에 안 보이는 미생물들이 식물성 물질을 소화시켜서 메테인을 내놓는다. 설상가상, 벼잎도 대기로 메테인을  더 보낸다.
📝벼농사에 이런 문제가 있다니!

<414쪽>
아직은 너무 늦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그것과는 다른 미래, 그것과는 다른 가능한 세계가 있다. 인류세는 인류가 각성한 시대가 될 수 있다. 인류가 새로 얻은 힘에 따르는 과제에 맞서서 과학 기술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프레온 가스, 초등 저학년무렵 광고가 생각난다. 스프레이 광고였는데 (광고모델은 가수 민혜경??)광고 마지막에 “프레온 가스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왔다. 프레온 가스가 뭔지 모르던 시절에도 저게 뭔가 무서운거구나 생각했다.
📝우리가 과연 위기 앞에 손잡을 수 있을까?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유엔에서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을 만드는 일은 당연한 당면 과제였다.  이 협정의 이행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 주권국가에 대한 무력공격으로 국제협약 따위는 내 팽겨쳐진 현 상황에서 온실가스 줄이는거 동참하라는 소리를 어느 나라에 할 수 있나! 어떻게 하면 환경문제를 더 심각하게 느끼게 할 수 있을까?

13장 가능한 세계
<424~425쪽>
이 책은 1장부터 그 희망의 이야기다. 인류가 종으로서 당시에는 한낱 추상에 지나지 않았을 미래를 위해 농업을 발명한 이야기다. 아소카의 삶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지닌 최악의 특성도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생명이 그 끈기로써 환경이 가하는 언뜻 불가능해 보이는 고난들을 다 이겨 낸 이야기다. 바빌로프와 동료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류는 후손들에게 살기 좋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서 힘겨운 고난을 견딜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과학의 렌즈를 써서 우리의 참모습을 용감하게 직시했던 이양기다. 우리가 과학 덕분에 스스로 우주의 중심이고 싶어 했던 유치한 희망을 떨어낸 이야기, 수조 개의 다른 세계 중 하나에 불과한 창백한 푸른 점 위의 존재라는 참모습을 받아들임으로써 오히려 강해진 이야기다. 우리가 착취하고 고문했던 다른 생명체들에게도 의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이야기다. 우리가 길었던 우주적 격리 기간을 마침내 끝내고 우주의 망망대해로 진출하기 시작한 이야기다. 과학이 우리에게 그릇되었지만 안심되는 설명으로 비약하지 않고도 자연의 신비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이야기다. 과학이 우리에게 서식지에 닥칠 위험을 일찌감치 예견하도록 해 준 이야기, 그럼으로써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먼 미래에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도록 해 준 이야기다. 과학이 우리에게 인류를 보호할 예언력을 부여해 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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