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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기

코로나시대의 육아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고, 오늘 저녁에 아이들에게 읽어 줄 책의 분량을 다 읽어놨다.

매우 뿌듯하고 상쾌한 기분이여야하는데

어제 아들을 혼낸 것이 마음에 걸려서 기분이 별로다.

아들이 사소한 장난에 결국 참지 못하고 아들에게 화를 터트려버린 내 자신이 너무 싫다.

 

아들은 동생을 툭툭 건드리거나 약을 올려서 여동생을 화나게 하고 울린다.

난 이 패턴을 이해할 수 없고 너무 화가 난다.

이런 행동을 하는 저 아이의 진심은 무엇일까?

그냥 정말 장난인건가? 저런 장난을 도대체 왜 하는 걸까?

저 정도 장난을 못 받아넘겨주는 내가 너그럽지 못한 것일까?

 

어제는 저녁을 먹고나서 남편과 이번주 스케줄(아이들 돌보려면 누가 언제 몇번 휴가를 내야하는지)을

심각하게 상의하고 있었다.

올해 3월부터 학교 개학이 미뤄지면서 남편과 나는 휴가를 번갈아 내고, 재택근무를 해서 아이들과 집에 있어 왔다.

학교를 아예 안가면(?)차라리 스케줄 관리가 쉬운데, 이젠 또 아이들이 번갈아 가면서 주2회씩 학교를 가게 되어서

첫째가 학교가는 날에 둘째가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오전 시간이 생기게 되었다. 주1회 등교였을 땐 어떻게든 반가, 조퇴로 버텨왔는데, 주2회 등교에 맞추어 딸을 돌보기 위해 휴가를 쓰는 것은 많은 무리가 따를 것 같았다.

 

물론 딸을 돌봄교실에 보낼 수 있다. 입학하면서 돌봄교실 대상자로 선정되었으니까. 나는 딸이 초등학생이 되어도 어린이집처럼 아침에 등교하고 돌봄에 있다가 태권도하원차량으로 6시쯤 집에 와서 한시간 혼자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입학에 대한 큰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입학도 전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5월에나 겨우 첫 등교를 했다. 그때만 해도 곧 정상화되어서 매일 등교를 하게되면 그땐 돌봄교실 보내서 적응시키면 될 줄 알았다. 그러다가 여름방학을 맞이했고, 개학하면 이젠 다른 애들은 주1회 등교하더라고 우리애들은 어쩔 수 없이 매일 등교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또 광복절 이후로 개학이 미뤄졌다가 이번주부터 일시적으로 주2회 등교가 시작되었다.

 

이제라도 돌봄교실에 보내서 적응을 시켜야 하나 고민이 된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은둔형(?)이 되어 버린 딸을 매일 학교에 보내서 내내 마스크를 쓴채 지내게 해야하나. 아들이 좀 동생을 잘 돌봐주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 등하교도 부탁하고

남편과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때

 

눈치 없는 아들은 동생을 때리고 도망가다가 나한테 딱 걸렸다.

잽싸게 도망가는 아들을 잡는다는게 팔이랑 머리카락을 잡아버렸다.

도망가는 애를 잡다보니 어쩌다보니 그랬다고 변명했지만, 분명한 나의 실수였다.

그러나 너무 아들을 탓하고 싶었다. "너가 장난쳤잖아". "엄마가 하지 말랬잖아". "도대체 몇살까지 그럴거야".

폭언을 했다. 물론 당하고만 있을 아들이 아니였다.

아들은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힌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남편의 중재로 잘 끝났고, 불편한 감정을 눌러담고 있지 못하는 아들이 내 눈치를 살피면서

내 옆에 와서 툭툭 건드리는 바람에 나도 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기분이 별로다.

나에 대한 엄청난 자괴감이 든다.

 

치미는 화를 예전보다 잘 참아낼 수 있고(사실은 아이들이 커서 말이 통해서 일지도),

어쩔 수 없이 화를 냈을 때에도 그 감정에서 벗어나는데 많이 힘들지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빠른 인정, 빠른 사과, 빠른 반성으로 예전에 비하면 나는 정말 많이 좋아졌다.

오늘의 이 기분도 곧 다스릴 수 있을 거라고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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