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랑 데이트
돌봄교실 적응 일주일
딸은 이제 매일 등교를 시작했고, 돌봄교실도 가게 되었다.
점심먹고 다른 친구들은 다 하교하고 3명만 교실에 남아서 숙제를 하다가 1시쯤 돌봄교실로 이동한다고.
돌봄교실에서는 시계만 보고 있다고 했지만, 아이는 잘 적응하고 있다.
오늘은 내가 조퇴를 하고 딸을 찾았다.
나는 돌봄교실에 더 있어도 될 것 같고, 집에도 혼자 걸어와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남편은 절대 안된다고,
그럼 다시 학원이라도 보내서 좀 시간을 보내야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애가 싫어해서 안된다고 했다.
(나도 이런 아빠있음 좋겠다고 진심으로 딸을 질투하고 부러워했다.)
어쨌든 올해 남은 휴가를 쪼개서 3시 하교시간에 유지하는 것으로 잘 버텨보기로 했다.
내가 처음 하굣시간에 데리러 가는거라 무작정 교문앞에서 기다렸더니
딸이 전화를 걸어왔다. 엄마 어디야?
학교앞이라고 했더니, 지금 나갈게~ 하면서 멀리서부터 쏜살같이 뛰어나왔다.
뛰어나오면서 손에 뭔가를 들고나왔는데, 바로 가방을 나에게 주고 어깨에 둘러맸다.
학교에서 만든거라면서 너무 자랑스러워하면서 잠자리 흉내를 내면서 날 앞서갔다.
그 잠자리는 주말내내 외출때마다 둘러매고 다녔다. 바람이 불어서 날개가 움직이면 진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가을 오후 햇빛속에서 이 아이의 순수함, 폴짝거리고 통통튀면서 걷는 모습에 나도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했다.
난 딸에게 학교 앞에서 떡볶이 사먹는 걸 가르쳐줬다.
이건 첫째에겐 3학년때 가르쳐준건데, 역시 둘째는 모든지 빨리 알게 된다.
학교앞에 이런 장소가 숨겨져있다는 사실에 딸은 놀래했고,
나는 학원가 있을 아들이 생각나서 아들도 불러서 사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이미 그 집에 나오고 있어서 놀랬다. (넌 스스로 잘 사먹고 다녔구나!)
심지어 아들에게 돈이 있었어? 하고 물었더니, "응 어제 내가 애들한테 딱지 팔아서 벌었어!"
아..그랬구나.(동네엄마들에게 전화올까봐 두렵다)
학교앞 떡볶이는 1300원.
너무 싸다. 이거 팔아서 남나? 걱정됐다.
나중에 집에서 만난 아들이 우리가 먹은 컵을 보더니
엄마 비싼거 먹었네 700원짜리도 있어~
예전에 나 학생때도 컵떡볶이가 500원쯤?했던 것 같은데, 학교앞 떡볶이값은 안올랐네 싶었다.
딸은 맛을 보더니. 너무 맛있다고 했다.
근데 이거 밀가루잖아? 물었다.
평소에 밀가루음식 혐오하는 나 덕분에
밀가루 먹일 때마다 눈치를 본다.
그러면서 사멕이는 나는 모순덩이리 엄마다.
그리고 주말에 아빠랑 쓴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