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love you forever

여름 날 2020. 10. 7. 07:07

올해 초에 '영어책 읽기의 힘'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 읽어주려고 영어동화책을 몇권 샀다.

그 중에 동화책의 고전인 Love you forever도 있었다.

 

 

 

 

제목은 너무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다. 책을 사두고 몇 달을 묵히다가 아이들에게 몇 번 읽어줬는데

내가 원하는 만큼(?) 집중을 안 해서 읽어주다가 짜증내길 여러번!

그러다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지금껏 내가 안 읽어줬으면서, 하루 아침에 잘 들어줄리가 없지.

아이들이 내 낭독을 안 들어주는 것은 다 내 탓이다!(새벽달님 책에 나온 조언을 생각했다.)

 

그래서 책 읽기의 목적을 내 낭독 스킬 향상에 두었다.

애들이 듣든 말든 매일 저녁 취침 전에 소리내어 읽었다.

처음에 남편이 매우 비웃어서, 남편도 몇 번 시켰더니, 그 이후로는 침묵을 지켰다.

하루에 2번씩 한달 읽었으면 주말빼고 최소 50번은 읽었나보다.

 

 

 

 

참고할 만한 발음을 찾아보려고

아이들 재우고 혼자 침대에서 유튜브 검색을 해서 이 책을 낭독해 놓은 사람들 것을 찾아서 들었다.

어느 날엔 그걸 듣다가 노래부분 my mommy you'll be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르기도 했다.

유튜버 낭독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 것은 제나쌤 영상이었고, 매일 저녁에 아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있다.

아이들도 많이 들어서 자동으로 노래부분을 흥얼거리게 되었다.

 

I'll love you forever.

I'll like you always.

As long as I'm living

my baby you'll be

 

이 가사는 한국어로 말하려고하면 매우 오글거리지만, 영어로는 쉽게 나오는 말이다.

 

책을 보고 내가 매우 공감된 걸 중심으로 정리해 보면

 

1. 아이들은 잘 때가 제일 예쁘다!

 

책에서 엄마는 아이 키우다가 지쳐서 다음과 같이 외친다.

"저 애가 날 미치게해!" "저 애를 동물원에 팔아버리고 싶어!" "내가 지금 동물원에 사는 건가!"

 

그러나 막상 밤이 되어 아이가 잠이 들면, 살금살금 아이가 자는 방으로 기어가서 아이를 바라보고,

아이를 안고서는 영원히 널 사랑한다는 노래를 불러준다.

 

낮엔 육아로 고단하지만,

밤이 되어 자는 아이를 보면 내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내가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아성찰하는 얘기인데, 동서고금 막론하고 애들은 잘 때가 젤 예쁘다는 거군! 

 

아이들이  진짜 아기였을 때 자는 모습을 보며 진짜 천사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아이들이 자는 것을 보면 엄마미소가 저절로 나온다.

 

작년 초반까지도 둘다 내가 데리고 같이 잤는데,

한쪽에 첫째 한쪽에 둘째를 끼고서 잠이 안 올 때는

첫째를 쓰다듬었다가. 또 둘째를 만지다가 정수리 냄새를 맡으며

말 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을 느낀 날이 많았다.

반대로 이 아이들을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몰려오는 밤들도 있었다.

 

아이들과 따로 자기 시작하면서 

나 혼자 불리불안을 겪었다. 내 침대에서 자다가 잠이 안와서 아들한테 가서 누웠다가

다시 딸한테 가서 누웠다가.. 불편해서 내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그렇게 새벽에 들락날락을

3개월은 한 것 같다. 

 

요즘엔 새벽에 일어나서 아이들 자는 모습을 보고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자주 찍게 된다.

 

 

 

거실에 모여자던 올해 여름

 

2. 아들 키우기는 원래 이런 것!

 

아들은 현재 만9세로 아직 만10세가 안 되었다.

책에서 아이가 9살이 되었을 때의 묘사가 나오는데 기가 막히게 우리 아들과 일치한다.

저 그림 속 남자아이 손때 자국 발자국, 이거 우리집 상황이랑 똑같다.

남편이 혼잣말로 이렇게 말한 날이 많다.

"얘는 어디 연탄광에서 놀다 오는 건가!"

 

9살 남아 묘사에서 내가 공감된 건 이 문장

he never wanted to come in for dinner

 

아들은 밖에서 노느라 우리집 저녁 시간 7시를 늘 지키지 못한다.

집에 7시까지 와서 다 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고 늘 강조하고 잔소리하지만

절대 식사시간을 안 지킨다.  아들은 8시가 다 되어서 들어온다.

 

요즘은 내 잔소리 덕분에 7시 30분쯤에 들어온다.

아들이 먹을 양을 가늠해서 밥과 반찬을 늘 남겨놓는데

어느 날은 너무 적다. 어느 날은 너무 많다로 나랑 실랑이를 많이 버려서 너무 힘들다.

무조건 넉넉하게 준비해 두면 되겠지만, 음식 남기는 걸 너무 싫어하는 내 성격에 그게 잘 안된다.

저녁시간 안 지키면 어때? 집에 안전하게 들어왔으면 됐지! 이런 너그러운 마음이 절대 안생기고

늘 오늘은 식사시간을 잘 지킬까 아들을 시험하게 된다.(아 유치하다. 9살짜리랑 신경전)

아들은 내 말을 잘 듣고 싶을게 분명하다. 늘 7시에 나에게 전화를 하긴 한다.

"엄마 나 30분만 더 놀면 안돼?" "엄마 나 10분만 있다가 바로 집으로 출발할게"

매일 저녁 나랑 밀당을 하고,

어느 날엔 다리가 너무 아파서 집에 못 가니까 데리러 오라고 하기도 한다. 

 

 

책이 9살 남아 묘사와 우리아들이 세부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나쁜 말은 하지만 그걸 할머니에겐 하진 않았고,

안 씻는 건 아니지만, 청결하지도 않다.

책 속의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sometimes his mother wanted to sell him to the zoo!

이건 너무나 내 심정! 나는 썸타임즈보다 더 높은 빈도로 그런 감정을 느끼며 산다.

 

그러나 이 9살이 잠잘 땐, 또 여전히 아기이다.

아직도 애착 베개커버를 손에 잡고 잔다.

다행히 같은 베개 한개를 고집하는게 아니지만, 새것은 싫어한다. 자주 세탁해서 부드러워지고 헤진것을 좋아한다.

 

 

9살의 애착 베개커버

 

책은 9살 남아, 10대 남아, 성인, 자라서 아빠가 된 장면으로 끝이 난다.

곧 다가 올 10대의 남자아이 키우기가 두려워진다.

내가 사는 여기가 동물원이구나! 하는 그 심정

이미 알 것도 같다. ㅜㅜ

 

3. 동서고금 막론하고 내리사랑은 진리!

 

책은 성인이 된 아들이 자기 엄마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딸에게 노래 불러주면서 끝나는데 

처음에 읽을 때 이 부분에서 복잡한 여러 감정이 몰려왔다.

 

지금은 여러번 읽어서 큰 감흥 없이 읽어나가지만,

여전히 이 책의 주제인 내리사랑이 주는 감동이 있다.

 

사랑받고 자라서 또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고 오늘도 매우매우 노력하고 살지만,

노력으로 안하고 싶고 그냥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사랑이 넘쳐 흘렀으면 좋겠다.

그걸 찾는 과정이 매일매일 내 할 일인가? 싶은 깨달음을 준 책이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매일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