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원서 읽기(찰리와 초코릿 공장)
아침시간을 이용해서 매직트리 하우스를 읽고 나서 다음 책으로 몇 권의 책을 읽다가 중간에 다 포기했다.
포기한 책으로는 일단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wonder와 부경진님 책에서 추천해 주신 can you keep a secret?
두 권을 내 나이 만큼(?) 읽다가 포기했다. 등장인물이 많아지고, 진도가 잘 안나가서 매번 줄거리 파악하는데에서 힘이 안나고 지쳤다.
좌절감으로 방황하다가 다시 어린이용 원서 읽기로 돌아왔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선택해서 아침엔 내가 영어로 읽고, 저녁엔 같은 분량만큼
아이들에게 한글로 읽어주었다.
영화 예고편으로 대충 볼 때의 느낌이 섬뜩(?)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도 안 봤고 당연히 책도 읽어볼 생각을 안 했다.
작가 로알드 달도 전혀 몰랐었다.(이름은 들어봤지만)
아침에 5시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30분 정도하고, 물 한잔 마시면서 5:40~6:40까지 이 책을 읽었다.
매일 아침 2챕터를 읽고 단어를 정리해 놓으면 1시간이 금방 간다.
초반에는 매우 열심히 단어정리를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좀 흐지부지하다가 완독 만을 목표로 삼게 된다.
나의 계획대로라면 추석 전에 다 읽었어야 했지만, 중간에 읽다가 너무 졸려서 졸기도 하고
(커피를 다시 마실까 매우 고민했다)
책에 집중이 안될 정도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이 있을 때는 힐링되는 한글책을 읽어야 하니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꼭 이 책을 보진 않았다.
그래서 약 한달이 걸려서 어제 저녁에 다 읽었고, 아이들에게도 한글책으로 읽어주었다.
책의 초반 부분은 매우 쉽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 시 같은 노래 가사들이 나오는 부분이 감이 잘 안 와서 헤맸다.
매직트리하우스보다 아주 살짝 문장이 긴 느낌이였고, 글자가 너무 작아서 읽기가 더 힘들기도 했다.
이게 뭐야? 싶게 황당하고 좀 잔인한 내용이 나오지만, 아이들은 매우 좋아했다.
안 듣는 것 같았는데, 딴 짓하면서도 집중하면서 듣고 있었다.
오히려 한달이나 걸려서 읽는 바람에 앞의 내용을 까먹어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감동이 적었다.
아이들은 늘 두 챕터 읽어 주면 더 읽어 달라고 아우성이였고, 주말에도 읽어달라고 졸랐다.
어느 날에는 체력이 받쳐줘서 한 챕터를 추가로 더 읽어주기도 했다.
그래서 미리 한글로 읽어버리고 다음 날 영어로 읽은 날도 있었다.
욕심을 부리면 이렇게 된다! 라는 흔한 교훈, 그래서 가난하고 착한 소년이 선물을 받는 줄거리지만
나처럼 어른이나 아이들 캐릭터별 상징과 은유를 생각해 볼 뿐
우리 아이들은 그냥 내용에 재밌어 했고 매우 웃겨했다.
달콤한 초콜릿에 대한 환상과 상상력 이 책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의 달콤한 묘사들을 읽으면서
중학교 국어 책에 실렸던 "위그든씨의 사탕가게"가 생각났다.
중학생이였던 나도(중1인가?) 그 책에서의 알록달록 사탕 묘사 장면이 정말 달콤하게 느껴져서
그 사탕가게에 사탕 구경하러 가고 싶었다.
다시 읽으면 어떤 기분인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꼭 찾아서 읽어 봐야겠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봐야겠다.
다음 책으로는 일단 마틸다를 주문했다.
어서 어른 책을 읽고 싶지만, 일단 꾸준히 해주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