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주년 여행 3(동선 기록)
다녀온지 9개월 만에 되돌아 보는 2박3일 타이베이 여행, 시간의 순서로 동선을 기록해 본다.
<2020.1.19(일)>
공항→호텔체크인 →시먼역근처점심식사 → 중정기념관 → 화산1914 → 딘다이펑 본점(저녁식사)
→용산사 → 까르푸 구경 → 호텔
오전 11시쯤 타이페이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버스 타고 지하철 갈아 타고 시먼역까지 이동
숙소 체크인(웨스트게이트 호텔)하고 시먼역 근처를 배회하다가 철판 요리집(이름 모름)에서 점심식사
소화시킬 겸 시먼역에서 중정기념관까지 걸어갔다.
그러다가 또 계획없이 지명만 익숙한 화산1914를 검색해서 거기까지 또 걸어가기로 한다.
여기에 오르골 상점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교보문고가면 있는 그 제품들이 훨씬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교보문고가면 넋을 놓고 구경하지만, 모두 예쁜 쓰레기라면서 절대 안사줬는데,
마지막날에 여기에서 아이들 선물용을 작은 것을 구매했다.
저녁 먹을 곳으로 떠오르는게 없어서 무작정 딘타이펑 본점을 검색해서 또 거기까지 걸어갔다.
구글맵이 안내하는 화산1914에서 딘타이펑 본점까지 가는 길은 타이페이 주택가를 가로지르는 길이였는데
그 주택가를 지나면서 아기자기한 집들 구경하는게 재밌었다.
남편과 나는 이런 길거리 구경을 젤 좋아하는 걸 알게 되었다.
딘타이펑은 모든 후기에서 칭찬한 대로, 매우 훌륭했다. 맛은 다 아는 그런 딤섬 맛이지만,
직원들 서비스가 최고였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좋았다.(역시 음식 사진 한장 안찍음)
너무 많이 걸었고 시간도 너무 늦은 것 같아서 택시타고 까르푸가서 구경이나 하자고 하면서 이동하다가 보니
근처에 용산사가 있는 걸 알았다. 그래서 용산사로 들렀다. 밤이여서 그랬는지 매우 신비로운 분위기였다.
까르푸가서 선물용 제품을 구경하고 과일도 몇개사서 또 호텔까지 걸어서 왔다.
아이들이 없으니 마음껏 걷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어서 정말 좋았다.
<2020.1.20(월)>
시먼역 → 신베이터우역 → 스타벅스 → 지열곡 → 베이터우공공도서관
신베이터우역→ 단수이역→ 점심식사(식당이름 모름) → 홍마오청, 진리대학, 소백당→ 워런마터우 → 스타벅스
→ 버스타고 단수이역 → 스린야시장 → 시먼역 → 진천미(저녁식사)
전날에 이어서 또 많이 걸었다.
이날은 타이페이 여행후기에 등장하는 단수이방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출근시간이 지난 매우 한산한 월요일 지하철을 타고 신베이터우역에 내려서 스타벅스가 보이길래 커피를 사서
지열곡까지 산책삼아 걸었다. 월요일엔 지열곡 문닫는 날이라서 들어가보지 못했고, 내려오는 길에 도서관도 들어가서
구경했다. 이 도서관이 매우 유명한 곳이었고, 이런데 한달 쯤 머물면서 맨날 책이나 보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했다.
다시 지하철 타고 단수이 역에 내려서 홍마오청으로 걸어가면서 문 연 식당을 찾아서 점심을 먹었다.
뭘 먹었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면요리를 먹었던 것 같다.
걸어서 홍마오청으로 입장했다. 거제도 외도, 제주도 느낌 났고 빨간 건물,
초록 나무들 때문에 모든 사진이 예쁘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찍은 사진이 거의 없었다.)
서양식 건물의 구조와 당시의 아기자기한 가구를 구경하는 건 흥미로웠다.
그러나, 이 곳의 역사적 배경을 생각하면 또 아름답지만은 않았던 곳이다.
이 주변은 영화 말 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어 매우 유명하지만
난 그 영화를 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큰 감흥이 없이 둘러봤다. 소백궁까지 둘러보고 내려와서
연인의 다리라는 곳에 가려고 또 구글맵을 따라 한시간 쯤 걸었는데,
여긴 정말 걸어서 갈 곳은 아니였다. 길이 좋았으면 한시간이든 두시간이든 문제가 아니였는데,
주변 풍경이 아무것도 볼 게 없었다. 막상 도착한 연인의 다리는 아 저게 그거야? 싶게 그저 그랬다.
야경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커피 마시고 쉬었다가 버스 타고 다시 단수이역으로 왔다.
단수이 역에서 숙소방향으로 가다보니 스린역을 지나가게 되는데, 너무 익숙한 스린야시장이 떠올라서
일단 내렸다. 돌아다니면서 석과라는 과일과, 닭꼬치, 버블티 같은 걸 사먹었다. 매우 넓긴 했지만,
사람들이 여기 왜 오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지하철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시간이 7시반쯤 되었고, 단수이에서 쌀쌀한 날씨에 바닷바람 맞으면서
너무 오래 걸어서 그런지 매우 피곤했지만, 저녁을 거를 수는 없으니 저녁 먹을 식당을 찾았다.
맛집으로 소개된 식당이 근처에 있어 진천미로 갔다.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남편은 불평하지 않았다.(매우 큰 변화이자 배려)
다들 맛있다고 먹는 그 메뉴, 나도 맛있게 먹었다.
<2020.1.21(화)>
시먼역 → 101빌딩 → 성품서점 → 화산1914 → 중앙역(팀호안) → 시먼역 →호텔체크아웃 → 공항
랜드마크 하나 보고 가자며 아침 일찍 일어나 지하철 타고 101빌딩쪽으로 갔다.
9시쯤이였나. 가게들이 문을 안열어서 101빌딩 지하에서 차를 마셨다.
성품서점에 오르골 구경하러 갔는데 오르골에 별로 없어서
다시 화산1914에 있는 오르골 매장에 가서 아이들 줄 선물을 샀다.
서울에 있는 아이들에게 사진 찍어보내서 고르게 했는데 아들은 돌고래, 딸은 유니콘을 골랐다.
돌고래는 원래는 이렇게 생겼던 건데, 우리집에 와서 지금은 뚜껑만 남아있다.
예쓰가 될것이 뻔하니까 젤 작은 걸로 골랐다. 가격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선물용으로 딱 적당했다.
조카 것도 티라노사우르스가 올려진 것으로 하나 더 샀다.
남편은 오르골 소리 듣기 좋다고 수시로 열어보면서 큰거 샀어야 됐다고 3개월쯤 한탄하더니
이젠 아들, 딸, 남편 모두 오르골의 존재를 잊었다.(이럴 줄 알았지, 그래서 안 사고 싶었지)
점심 식당으로 생각해 둔 곳이 없었는데, 익숙한 딤섬 체인점 이름이 떠올랐다.
검색해보니 지하철로 가까웠다. 중앙역에 있는 팀호완에 가서 이것저것 많이 시켰다.
맛있게 잘 먹었지만, 플라스틱 그릇에 나오기 때문에
다시 간다면 팀호안 말고 그냥 딘타이펑을 매일 갈 것 같다.
남편은 기름진 음식 과식으로 배탈이 났기 때문에 잘 못 먹어서 많이 남겼다.
난 자동차 매연을 뚫고 너무 돌아다녀서 목이 아팠다. 둘다 컨디션이 별로였다.
이제 더 보고 싶은 것도 없으니 그냥 공항가서 라운지에서 쉬는 것으로 결정하고
중앙역에서 시먼역 숙소까지 또 걸어서 이동했다.
체크아웃을 하고 지하철 타고 시먼역에서 중앙역으로, 다시 공항철도로 이동하면서,
아이들과는 절대 같이 못 올 코스구나 싶었다.
체크인하고 라운지가서 또 간단히 먹을 것을 담았다. 목이 아프다는 핑계로 또 우육면부터,,
아이들 없으니 라운지 혜택도 이용하고 좋았는데, 속 안 좋아서 아무것도 안 먹는 남편때문에
공짜 음식 앞에서 괜히 나만 초조해 졌다.(음식에 대한 집착 내려놓기는 끝나도 끝난게 아님)
공항 면세점에서 먹거리 기념품을 많이도 샀는데도 환전 한 돈이 남았다.
내가 갑자기 타이베이 예약하는 바람에 회사 후배들 3명이나 줄줄이 2월에 대만을 예약한 상태여서
후배들에게 환전해주려고 했는데, 3명 모두 결국 취소하게 되었다.
이 책의 원래 주인이였던 후배에게 최근에 이책 돌려준다고 했더니
또 언제 갈지 기약도 없으니, 그때 되면 다시 사야 한다면서, 그냥 가지라고 줬다.
그렇게 내 손에 들려진 이 책 덕분에 타이베이 추억이 소환 되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린 여행책 중에서 김혜영 "오늘처럼 타이베이 가족연습여행" 이 책이 좋았다.
여행에세이라서 여행계획을 짜는데 큰 도움은 안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 책에서 읽은 정보와 작가님의 감성(?)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이 아니였다면 팀호완, 지하철의 박애석이 주는 단어의 의미를 그냥 지나 칠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