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예쁜 책들
요즘 종이책을 간간히 사고 있다.
특히 얘네들은 반드시 종이책으로 사야하는 것들이다.
내가 지금 쓰는 글은 책에 대한 후기라기 보단
사방에 꽃이 만발한 4월에
개인적으로 매우 바빴던 4월에
그림보면서 숨돌리며 쉬었던 날에 대한 이야기다.
1.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_성수영
그림과 피아노를 좋아하는 C언니의 추천 책
언니가 기사링크도 보내주고 했었고
북토크도 같이 가자고 했지만,
난 그 정도 열정은 없으므로 안갔다.
나는 작가를 당연히 여성으로 생각하면 읽었는데
C언니의 북토크 후기를 듣다가
어머 남자야?? 했다는 ㅋㅋ
이제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남자문체로 들린다.
2. 꽃이 좋은 사람_에이미 메릭
인스타에 온통 꽃사진뿐인 나를 낚은 책 펀딩
이렇게 두권을 같은 날 배송받아 뜯어서 쇼파에 두고 출근 한 날, 남편한테 카톡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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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명화의 탄생 그림 구경을 재밌게 했다.
물론 나도 틈틈히 그림 구경하면서 작가이름을 외우고 있는데, 하나 외우면 하나 까먹어서 매일 좌절했다.
책 표지의 그림은 조지 프레더릭 와츠의 ‘엘런 테리(선택)‘이라고 한다.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는 동백꽃은 세속적인 허영심을, 소박해 보이지만 향기로운 제비꽃은 고귀한 가치를 상징한다. 그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테리의 모습을 그렸다.(책 121쪽)
동백꽃과 제비꽃에 대한 설명에 괜히 꽂힐 때
두번째 책 ’꽃이 좋은 사람‘을 펼친다.
그럼 감성범람한 꽃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가 플로리스트이자 킨포크 필진이라고 한다.
감성이 범람하여, 평일 휴가를 내고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양수리-서종-가평 구간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우리가 앞으로 40번의 벚꽃을 볼 수 있을까?
매년 봄 벚꽃 만발한 4월에
이 길을 지나가자고 남편과 약속 했다.
이제 39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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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날 책을 펼쳤다가 딱 내가 한 말 그대로의 문장을 만났다.
“앞으로 여름을 몇번 더 보게 될지 가늠해 볼 때가 있다.
그러면 약간 씁쓸해진다.
한 해 첫 데이지와의 만남이 40번,
첫 장미 내음을 맡을 기회가 40번 남았다니…(중략)
갑자기 40이라는 숫자가 세상에서 가장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단 한 번이라도 이런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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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떠난 회사 후배들과의 남도여행에서
걸으면서 만난 작은 꽃들,
초미니사이즈의 들꽃을 발견했다.
하늘색 꽃이파리와 선명한 노랑색 꽃중심
완벽한 색감과 모양에 홀렸다.
너무 예쁘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이 꽃의 이름 찾아댔다.
꽃의 이름을 알게 되고나서 돌아보니
우리동네 어디든 내 주위에 이미 흔하게 피고 있었다.
이 작은 꽃을 발견하려면 저 멀리 남도까지 가봐야하는건가! 뭐든지 멀리 가봐야지 깨닿는거라고 큰 의미부여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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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던 들꽃의 아름다운에 빠져들어 내 주위 작고 여린 생명들을 환희에 차서 바라보던 어느 날 딱!
책을 펼쳐보면
들꽃 한무더기 사진과 소소한 글에서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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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엔 이 부분을 읽다가
“복도에서 하늘하늘 비치는 스위스 물방울무늬 커튼이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꼭 앤드루 와이어스의 그림같다” 이런 문장을 발견하고 아! 그 그림인가 바로 떠올 릴수 있는 순간에 반가움을 느낀다.
그럼 바로 나란히 옆에 같이 두고 보는
책 ‘명화의 탄생’을 펼친다. 그럼 이런 커튼을 말하는 건가? 하면서 이해하게 된다. 더불어 그 많은 화가중에 앤드루 와이어스의 이름과 그림과 생애가 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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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방구석 미술관 2권을 각 3번씩 정독하면서
인상파와 우리나라 대표 현대미술가를 외워놓고
매우 뿌듯해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책 명화의 탄생을 펼쳤다가
내가 모르는 화가가 이렇게나 많구나! 좌절하고 있지만
그림보는 재미가 있어서 오늘 읽고 하나 까먹어도
가끔 펼쳐서 보는 낙에 쇼파에 항상 비치중인 책이다.
<덧>
꽃이 좋은 사람은 사실 책이라기 보다 잡지에 가깝고
아무래도 내가 인스타 광고에 낚였군! 싶지만
이 책을 통해서 하나 제대로 알게 된게 있다.
‘이케바나’
나는 지금까지 이케바나가 꽃병 브랜드인줄 알았다.
이케바나가 일본어로 ‘꽃꽂이’라는 의미임을
일본식 꽃꽂이가 제단에 바치는 의식에서 유래됨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나는 역사를 매우 감정적으로 배워 왜색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이케바나 스타일은 내 취향이 아니였군 알게 된 점이 매우 큰 소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