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기/아무튼, 꽃

꽃꽂이 일기(2023.9.2.)

여름 날 2023. 12. 2. 16:33


오랜만에 꽃시장에 갔다.
더위와 휴가에 한동안 못갔더니
거의 한달만이다.
여전히 날이 더우니, 꽃값은 매우 싸게 느껴졌다.

오늘도 세가지만 고르는 미션, 매우 어렵지만
핑크장미, 미니카네이션, 용담초 골라서 집으로 왔다.


덥지만 베란다에서 다듬기 노동을 마치고,
나는 이 노동을 왜 하는가 고민했다.
오늘은 치킨값 수준의 취미활동 지출이였는데,
나는 이 돈을 쓰고 노동을 해서 무엇을 얻는가?

매일 물갈아주기 노동을 하고
그리고 일주일도 못가서 쓰레기로 버려질 것에
왜 시간, 돈, 노동을 소비하는가?

돌볼 가족이 있음에도
이 무용한 것을 돌보고 싶은 내 욕구가 의문이다.
나는 돌봄을 회피하는 것인가.
(아이들과 남편이 꽃을 질투한다.)


답은 딱 한개로 귀결된다.
예쁘다! 아름답다!


핑크장미, 카네이션, 용담초



예쁘다!



예쁘다!!

주말에 양평에서 가져온 여우꼬리 맨드라미 추가


예뻐!! 너무 예뻐!!




꽃 사온 날 꽃을 다듬어 화병에 꽂아둘 때
사진을 이리저리 10장쯤 찍을 때
이 순간이 제일 예쁘고  내 마음이 행복하다.
예술작품 감상할때 느껴지는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감동이랑 같다.

이제 바로 그 다음 날부터 쓰레기통행이 되는 날까지 귀찮은 노동이 시작이지만,

찰나의 아름다움 그 매력에 빼져있다.
결국 모든것은 시들어 사라지리라는 큰 깨달음을 매일 느끼며 꽃을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