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딸 생일

여름 날 2023. 5. 4. 08:44

딸의 생일

생일 날 아침 생일상을 차려주고 싶은 건 나만의 소망일까?

나는 한식으로 된 생일 상차림을 정말 좋아한다.

내가 엄마나 시어머니에게 요구하는 생일밥상엔 밥, 미역국, 불고기, 잡채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거니깐 당연히 다른 사람도 좋아하겠지? 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우리 식구들의 생일마다 미역국을 끓이고, 간단히 잡채와 불고기를 하지만

미역국을 잘 먹는 사람은 오로지 나, 아들과 남편은 주는 대로 먹으니깐 미역국을 먹는데

딸은 국 종류를 거의 안 먹으려고 한다. 

딸이 원하지도 않는 것을 만들어주고 안 먹으면, 엄마가 아침부터 일어나서 이거 하느라 고생했네하면서 한입만 먹어봐 잔소리하게 될까봐

전 날 저녁에 미리 물어봤다.

00아! 내일 미역국 끓일까 말까? 미역국 아침으로 먹을래? 

역시나 싫다고!

아 그래 뭐 잘됐다. 엄마도 좀 귀찮았어!

 

그래서 이번 딸 생일엔 미역국을 끓이지 않아봤다.(재료가 준비되어 있으므로 내일 당장 끓일지도 모르겠다)

5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상차림 없이 지나가려니 기분이 좀 그렇네? 이런걸 뭐라고 표현해야하지? 그냥 아쉬워서

뭘 만들까 하다가 딸이 좋아하는 잡채만 만들어 두고 출근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잡채까지 만든 나의 능력에 스스로 감탄하는 출근길

잡채 사진을 남편과 엄마에게 전송하고 넘치는 칭찬을 받았다.

 

 

5월! 봄의 절정! 이 계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해준 딸에게

 

"갖고 싶은 선물 뭐야? 엄마가 사줄게!" 11살 너에게 물어보았다.

"엄마! 내가 작년에도 말했는데!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엄마가 아! 이건 우리 애가 좋아하겠다 싶은 걸 미리 골라 포장해서 깜짝 선물로 주면 좋겠어, 그리고 엄마 아빠 각자 따로 선물 준비해줘"

라고 너는 대답했다.

 

그런데 올해도 엄마는 그걸 못해줬구나. 아빠가 준비했다는 핑계를 대었지!

쓰고 보니 엄마가 잘못했네 싶다. 

내년에 너는 매우 구체적인 제품명을 말 해 줄텐데, 이런 귀여운 소망은 올해가 마지막 일텐데!

내년엔 꼭 엄마 아빠 따로 선물 준비해볼게.

너는 존재 자체로 내 기쁨이고 행복이야. 정말정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