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15
보통 아침에 5시 알람이 울리면
몇번 연장을 하다가 일어난다.
오늘은 왜 알람이 안울리지? 하면서 시간을 보는데
6시 50분!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머리를 막 굴려서 분단위로 할 일을 쪼개고
일단 머리부터 감으며,, 샴푸칠 하면서
다음 할일 그 다음 할일을 생각한다.
나오자마자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어
만만한 치킨너겟을 꺼내서 팬에 올려놓으며
인덕션 시간 설정해 놓는데
불현듯, 싱글맘에 워킹망이였던 우리엄마는
한번도 늦잠을 잔 적이 없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억 못하는 엄마의 늦잠이 있었을까?
혹시라도 늦잠을 잤다면, 그걸 어떻게 수습하셨을까?
내가 고등학교 시절엔 7시20분 등교였는데
그 아침에 도시락 최소3개는 싸놓고
아침밥까지 차려주셨다니,
그리고 10분이라도 늦게 깨우면 엄청난 짜증을 부리는 예민한 딸의 투정을 묵묵히 다 받아내셨다니.
이걸 이제서야 알았다니…
나는 다음 날 먹을 마땅한 아침이 없으면
쿠팡이니 컬리니 샌드위치라도 주문해 놓으면 새벽배송으로 편하게 받을 수 있다.
또 남편이 거의 많이 식사준비를 하니깐
내가 혼자서 애들 밥 차리는 날은 일주일에 많아야 3번인데도, 내가 차려놓은 밥을 성의없이 대하는 아이들에게 화를 냈고, 조금 늦게 깨우면 짜증내는 아이들의 투정을 받아주지 않았다.
늦잠자서 헐레벅떡 정신없는 아침이였지만
머리도 감고, 애들 밥상도 차려놓고, 머리도 다 말리고
7시40분에 집을 나와 사무실에 가면서
이 모든걸 50분만에 헤치우고 비교적 여유있게 출근한 내 능력에 감탄했다.
또 40살이나 먹어서야 그 옛날 우리엄마가
이렇게 고생하셨구나 하고 알게됐다니
철 드는데 이렇게나 오래걸리는구나!
요즘 애들은 독립이 늦으니 우리 애들은 50살은 되어야
오늘의 내 마음을 느끼겠구나 싶었다.
앞으로 30년쯤 후에 아이들의 마음 속에
오늘 헐레벌떡 출근하면서 아침 차려준 엄마의 모습이
기억나서, 아 그때 우리 겨울방학때 엄마가 우리 아침밥 차려주고 바쁘게 회사에 가셨지. 그때 엄마 힘들었겠다.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감사한 일이였구나!
이렇게 떠오르면서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내 사랑이 그때
라도 아이들에게 가 닿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음에 엄마를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엄마! 옛날에 우리 초중고생일때 늦잠자서 멘붕인날
없었어? 그럴때 어떻게 해결했어?
10분 늦게 깨웠다고 난리난리를 친 기억은 분명히 있는데, 그 때 엄마의 반응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거 보면
분명 우리엄마는 묵묵히 다 받아주셨던것 같아.
아우 눈물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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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에 운동을 갔는데 그 사이 부재중 전화가 2통.
아들 셔틀차량 기사님이였다. 아마도 아들이 차를 놓친것 같아서 남편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
그 사이 난 집에 도착해보니 딸만 있고
식탁위엔 남편이 차려놓은 내 저녁밥.
남편은 자주 밥을 하지만 특별히 오늘은 세팅까지 잘해놔서 기록해 두기로 한다.
김반 한줄반과 어묵탕 맛있게 먹었다.
먹으면서 너무 행복하다 실감되었던 저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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