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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본성의 법칙_로버트 그린 6월의 벽독책 읽기, 책 내용이 무엇이든 한권에 깊이 집중하면서 읽으려고 신청한 이번 독서모임에서 몇가지를 깨달았다. 첫번째는 나의 성실성에 대한 강박이였다. 나에게는 이 책 읽기를 반드시 매일의 스케줄에 맞춰 꼭 해내고 싶은 큰 욕구가 있었다. 아마도 그 이면에는 모범생적인 내면의 자아가 있을 것이고 남들보다 내가 착실한 인간이라는 우월감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충분히 게으른 부분도 많음을 나 자신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유치한 자각이 부끄러웠다. 두번째로 깨달은 것은 (매우 놀랍게도)내가 이런 압박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엔 매일 정해진 부분을 읽고 저녁엔 밑줄 그은 문장을 타이핑하면서 내 일상이 차곡차곡 정리됨을 느꼈고 그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 3주 동안 이걸 매일 해.. 더보기
꽃꽂이 일기(2024.6.23.) 오랜만에 인터넷 주문한 꽃 토요일에 계획 없으니 꽃 받아서 여유롭게 취미생활이나 해야지 했다. 급 바다로 출발하게 되어 꽃은 바깥에 방치되었고 밤늦게 돌아와서 택배상자 열어 꽃 구조했다. 투베로사, 리시안셔스, 웨딩인바이트장미, 루스커스 웨딩인바이트장미 미니 장미인거 모르고 그냥 노란 장미라고만 생각하고 주문했다. 색깔은 연두빛과 노란색 중간, 앙증맞은 크기 여름마다 자주 사는 투베로사 택배 열었더니 이미 꽃봉오리 우두두 떨어져서 속상했지만 처음보는 레몬빛 투베로사가 와서 좋았다. 언제나 어려운 화병꽂이 거대 화병에 가득 꽂아봤다. 이 정도는 꽂아야지 성에 차는데, 사진으로는 크기 가늠이 잘 안된다. 더보기
하늬라벤더팜 고성 바닷가를 여름이면 수시로 가는데 서울에서 양양고속도로는 너무 편하지만, 재미가 없다.그래서 우리 가족은 거의 국도를 이용한다. 가는 길에 인제에서 황태국 먹으러 들르기 때문에언제나 미시령이나 진부령을 넘어서 간다.진부령 넘어 고성가던 어느날 발견한 이정표 "라벤더팜" 비바람치는 날 바다에 들어가서 재밌게 노는 사람들이 있다면(=우리 남편과 딸)이런 날 혼자 꽃 구경하는게 즐거운 사람도 있다(=나)물론 절대 가족이랑 어딜 가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중딩 아들) 나는 바닷가에서  앉아서 남편과 딸을 너무 이상하게 바라봤다.높은 파도에 안전을 걱정도 하면서 조금 심란하기도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나는 저길 가봐야겠다. 당신들은 그냥 주차장에서 기다려라. 혼자 한바퀴 빨리 돌아보고 오겠다고 하.. 더보기
꽃꽂이 일기(2024.6.17.) 정원구경 엄마가 주말에만 가꾸는 정원에 나는 한달에 한두번쯤 방문한다. 초여름 꽃이 여기저기 경쟁하듯 피어나고 있다. 엄마와 정원을 맴돌면서, 꽃의 이름을 묻고 외우는 시간 투톤목마가렛 봄마다 나도 사들이는 얘지만, 여름이 되면 이미 죽어있다. 소보로빵 같은 수술부분, 이것도 목마가렛이라고 들었는데, 이름을 그 사이 까먹었다. 프록스 흰색 등불을 켠듯 환한 프록스, 키도 엄청 크고, 향도 매우매우 강하지만, 내가 힘겨워하는 향이다. 아이리스 아이리스도 색깔별로 한무더기, 내 키만큼 크다. 우단동자 은빛 줄기에 비현실적으로 선명한 꽃 색깔, 특이해서 맨날 이름을 물어보고 외우고 이제 확실하게 외웠다. 다알리아 봄의 화려한 꽃은 작약, 여름의 화려함은 다알리아가 담당하는 것 같다. 겹다알리아, 꽃잎 한겹마다.. 더보기
꽃꽂이 일기(2024.6.8.) 오랜만에 꽃시장 핫핑크 다알리아와 더스티한 과꽃 색에 반해서 데려왔다. 꽃이 엄청 싸네? 하는 느낌이 들어서 오늘은 4종류를 샀다. 다알리아, 과꽃, 아스틸베, 아스크레피아스(이름 늘 헷갈림, 그냥 투베로사 흰색이라고 하는게 편하다) 실제로는 예쁜데.. 과꽃이 사진발이 안받아서 속상했다. 과꽃을 생각하면 머릿속으로 자동 재상되는 동요“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그 노래의 과꽃인데, 사진으로 보니 징그럽네! 사진으로 보니 다알리아도 징그럽…. 속상한 사진 아스틸베와 과꽃 여름에 보는 빈티지한 핑크 색들이 너무 좋다. 여기에 딱 이런 색의 천일홍까지 있으면 더 좋았겠다. 작년 여름에 크고 화려한 다알리아 한번 샀다가 금방 시들어서 실망했었다. 근데 이번에 만난 작은 다알리아는 물내림없이 탱글탱글 싱싱해서 .. 더보기
책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5월에 독서모임을 두개 했는데, 그 중 벽돌책 읽는 모임에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읽었다.책의 두께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책 택배 박스 열다가 정말 깜짝 놀랐다.들기조차 버겁다. 독서대를 최대한 눕히고 겨우겨우 얹어서 읽었다.벽돌책 읽기 독서모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간 매일 읽고 정리 및 인증을 하는 방식이고주말 2일 동안엔 질문에 대한 답변해보기 과정이였고, 자율적(소정의 참가비 있음) 참여로 이루어진다.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진도 맞추느라 열심히 읽었다.혼자서 읽었으면 절대로 다 읽지 못 했을 것 같다.독서모임에서도 얘기했지만, 이것은 마치 대학때 교양과목 한개 이수하는 듯한 에너지 소모였다.나에게 주는 일일 학습지 개념같은 압박을 견디며,완독자에게 주는 소정의.. 더보기
꽃꽂이 일기(2024.5.18) 토요일 침에 운동하고 와서 너무 피곤했는데도 꽃시장에 다녀왔다. 지하철타고 가면서 중간에 집에 갈까말까 고민할 정도로 기운이 없었지만, 일단 꽃시장 문 열고 들어가면 싱그러운 풀냄새에 기분이 좋아진다. 엠마우드 장미, 미니 카네이션, 델피늄 세종류 사서 다시 집으로 왔다. 집에 오자마다 풀어놓고 다듬기 시작 카네이션부터 이파리 떼고 다음으로 좀 까다로운 델피늄 조심조심 이파리 떼고 열탕도 한번 해주고 시원한 물에 담가놨다. 그리고 엠마우드 장미도 드르륵 이파리 떼고 베란다가 더워서 실내로 들어와서 컨디셔닝 해두고 자잘하게 잘려진 꽃들로 미니 센터피스 미리로 만들면 대충 해도 꽤 마음에 든다. 이제 합체해서 꽂아보기 늘 사용하는 가장 큰 꽃병 두개에 나눠서 두가지 종류, 세가지 종류로 꽂아봤다. 화이트, .. 더보기
꽃꽂이 일기(2024.5.11.) 토요일 아침운동 다녀와서 딸이랑 남편과 함께 꽃시장에 갔다. 두사람 다른거 구경하는 동안 나는 꽃시장으로 작약철이라 작약이 제일 많고 제일 쌌다. 작약철엔 또 작약사기 싫어지는 마음에 장미를 사려고 했다. 로즈데이를 앞둬서 인지 그 흔한 장미가 눈에 안띄었다. 고민하다가 결국 남들 다 사는 작약을 사고 안좋아하지만 연보라색에 싱싱해 보이는 스토크를 사고 흰색 미니델피늄을 사고 거스름돈 대신 냉이초를 받아서 오늘은 총4종류를 샀는데 어? 너무 싸네? 싶게 저렴했다. 작약 책 꽃이 좋은 사람에서는 작약을 이렇게 설명한다. “작약에는 결점이 하나 있다. 완벽하다는 것. 그것만 빼면, 작약은 완벽하다.” “예쁘지만 숨기는 것도 없다.” 그리고 또 작약을 볼때마다 생각나는 책 랩걸도 있다. 사라작약, 코랄작약 피.. 더보기